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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 반도체 성과급에 물가 3%대…한은 “물가상승 내년까지 이어진다”

중앙일보

2026.06.17 01:53 2026.06.17 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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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한국은행 별관 컨퍼런스홀에서 2026 상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이 진행되고 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모두발언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17일 한국은행 별관 컨퍼런스홀에서 2026 상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이 진행되고 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모두발언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소비자물가는 앞으로 상당 기간 높은 수준의 오름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17일 한은의 ‘2026년 상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올해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 안팎으로, 변동성이 큰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2% 중후반으로 전망했다. 내년에도 두 지표 모두 목표치인 2% 웃돌 것으로 봤다.

올해 1~2월만 해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로 안정적인 흐름이었다. 2월 말 전쟁 발발 이후 국제유가가 뛰면서 5월 3.1%까지 뛰었다. 석유류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24.2% 올랐고 항공료·단체여행비 등 서비스 가격도 올랐다. 생활물가도 3%대 초중반으로 올라 취약계층 생계비 부담이 커졌다는 게 한은의 진단이다.

미국과 이란이 종전에 합의했지만 한은은 원유 생산과 운송이 정상화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이날 설명회에서 “원유는 수돗물을 열고 잠그듯 단시간에 생산을 재개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유가의 하루하루 등락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기보다 (현재의 유가 하락세가) 얼마나 지속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은이 연구한 결과 2000년 이후 유가가 10% 오르는 고유가 충격이 3개월 이상 이어지면 5개월 뒤 근원물가가 0.1% 이상 상승했고, 그 영향도 7개월간 지속했다. 유가 충격이 큰 대신 기간이 보다 짧았던(일시적) 경우 근원물가는 0.06% 올랐고, 지속 기간은 5개월에 그쳤다. 유가 상승 그 자체보다 지속성이 물가 변화에 더 큰 영향을 끼쳤다는 뜻이다.

장기간 이어진 고유가·고환율로 인한 비용 부담은 공업제품과 서비스 가격으로 이미 번지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도 국제유가가 2022년 6월 배럴당 118달러까지 오른 뒤 하락했지만, 석유류 외 품목에 미치는 간접효과는 오히려 컸다. 유가 간접효과의 소비자물가 기여도는 2022년 1~7월 0.89%포인트에서 8월 이후 0.95%포인트로 확대됐다. 공업제품 등 비에너지 품목 영향은 6개월 뒤 나타나 1년가량 지속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소비자물가 상승률


임금도 변수다. 올 1~3월 정보기술(IT) 부문 특별급여(성과급)는 전년 동기 대비 60.6% 증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업계 상위 10%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하는 사업체 비중이 늘어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개월 뒤 0.05%포인트 오른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일부 사업체에서 특별급여가 많이 늘어나면 물가 상방 압력이 유의하게 높아지고, 최근 IT 부문 성과급은 매우 이례적이라 실제 영향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 총재는 일각에서 제기된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 가능성에는 거리를 뒀다. 그는 “빅스텝 얘기가 나왔을 당시에는 국채금리와 환율이 오르는 등 시장이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중앙은행은 하루하루 시장 흐름에 끌려가지 않고 경제의 근본적인 흐름을 보면서 통화정책을 펴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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