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 초안이 공개됐다. 블룸버그통신은 17일(현지시간) 초안 14개항을 입수해 보도했다. 이란 원유 수출 허용과 재건금 지원 등이 핵심이다. 양국은 오는 19일 스위스 뷔르겐슈토크에서 MOU를 체결하고, 이후 60일간 핵과 관련한 본격 협상에 들어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블룸버그가 공개한 초안에는 일단 호르무즈해협과 관련한 양국의 약속이 적시됐다. 미국이 MOU 체결 즉시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를 해제하고, 30일 이내 이란 주변 지역에 배치된 미군을 철수하겠다는 내용이다. 이란 역시 체결과 동시에 해협의 기뢰 제거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또 페르시아만과 오만해를 오가는 상선 운항을 30일 이내에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시켜야 한다.
미국이 MOU 체결 직후 이란 원유 수출을 허용하는 등 이란에 재정적 숨통을 틔워줄 중요 조치들도 포함됐다. 여기에 전날부터 언론을 통해 보도된 '3000억 달러(약 450조원)의 이란 재건금 조달 보장' 내용도 담겼다. '역내 파트너국과 함께'라고 적시돼 있어 걸프 아랍국가, 아시아, 남미, 아프리카 기업들이 참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란에 대한 동결자산은 '협상 진전 상황을 고려해' 해제한다.
박경민 기자
핵과 관련된 약속은 두루뭉술하다. '이란은 핵무기를 제조하지 않을 것을 재확인한다'고 적시됐다. 농축우라늄 처리 문제와 이란의 핵 수요를 포함한 상호 합의된 모든 핵 관련 사안은 향후 최종 협상에 다루기로 했다.
종전 협상을 내내 가로막아 왔던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 갈등과 관련해선, '미국과 이란 그리고 각 동맹 세력은 서명과 동시에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전쟁을 즉각적이고 영구적으로 종식할 것을 선언한다'는 내용이 제1조에 담겼다.
추후 최종 합의가 이뤄질 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및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사회 결의, 미국의 1차, 2차 제재를 포함한 이란에 대한 모든 제재를 해제한다'는 약속도 포함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비판해온 오바마 전 정부의 핵합의(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에는 이란이 합의 위반 시 65일 안에 제재를 자동 복원한다는 안전장치, 이른바 '스냅백'이 포함돼 있었지만 현재 공개된 MOU 초안에 해당 내용은 없다. 다만 MOU는 최종 합의안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