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60년 만에 버스 사업 철수…노조 “고용 대책 촉구” 반발
중앙일보
2026.06.17 03:40
2026.06.17 14:35
기아가 생산하는 대표적 버스 모델인 그랜버드. 사진 기아차 홈페이지 캡처
기아가 전신인 아시아자동차 시절부터 이어온 대형 버스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뗀다. 이에 따라 현대자동차그룹의 대형 버스 생산 라인은 현대차로 통합·일원화될 전망이다.
17일 완성차 업계와 노동조합에 따르면 기아 사측은 이날 개최된 노사 고용안정위원회 실무협의 2차 회의에서 대형 버스 모델인 ‘그랜버드’의 생산을 향후 1~2년 내에 중단하겠다는 방침을 노조에 전달했다.
기아가 1965년부터 이어온 버스 생산 사업을 접기로 한 배경에는 극심한 판매 부진과 시장 환경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대형 버스 시장 자체가 성장을 멈춘 데다,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까지 더해져 입지가 좁아졌다.
실제로 그랜버드의 국내 연간 판매량은 수년째 1300~1400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친환경차로의 전환 속도가 빨라지고 배출가스 규제가 한층 강화되면서 디젤 중심 대형 버스의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워진 점도 철수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현재 광주공장에서 그랜버드 단 한 종만 생산 중인 기아는 버스 사업을 정리하는 대신 목적기반차량(PBV)인 ‘PV 시리즈’ 등 미래 모빌리티 부문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반면 현대차는 기존의 전기버스인 ‘일렉시티’ 등의 라인업을 앞세워 친환경 대형 버스 시장에 투자를 지속하며 그룹 내 버스 사업을 전담하게 된다.
라인 폐쇄에 따른 노동조합의 거센 반발은 사업 철수 과정의 최대 변수다. 전국금속노조 기아지부 광주지회는 기아 사측의 통보 직후 긴급성명서를 내고 “구체적인 고용 대책이 결여된 버스 생산 중단 조치는 절대로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노조 측은 사측에“광주공장과 하남공장 조합원들에 대한 확실한 고용 보장 방안과 중장기적인 공장 운영 계획을 먼저 제시하라”고 촉구하며 “향후 예정된 모든 노사 협의를 전면 중단하겠다”고 선언해 진통이 예상된다.
고성표([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