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전통의 강호로 손꼽히는 ‘검은별 군단’ 가나가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극장골을 앞세워 2026 북중미 월드컵 첫 승을 신고했다.
가나는 18일 캐나다의 토론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파나마와의 대회 조별리그 L조 1차전에서 후반 50분에 터진 칼렙 이렌키의 득점포를 앞세워 1-0으로 이겼다. 앞서 크로아티아를 4-2로 제압하고 첫 승을 거둔 잉글랜드와 승점(3점)은 같지만 골득실에서 뒤져 조 2위로 출발했다.
‘월드컵 단골 손님’ 가나가 유리할 것이라던 여러 전문가들의 예측과 달리 파나마가 초반부터 흐름을 장악했다. 짜임새 있는 플레이로 가나를 괴롭히며 주도권을 잡았다. 가나는 전반에 단 한 개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하며 일방적으로 밀리는 경기를 했지만, 아티 지기 골키퍼의 안정적인 방어를 앞세워 지키는 축구로 실점 없이 전반을 마쳤다.
후반 들어 흐름이 바뀌었다. 소강상태에 접어들며 양 팀 모두 신중한 운영으로 전략을 바꾸는가 싶더니 파나마의 움직임이 다소 둔해진 중반 이후부터 가나가 볼 점유율을 회복하며 막판 공세 흐름을 만들어냈다.
본선을 앞두고 뒤늦게 가나 지휘봉을 잡은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은 극장골로 승리를 거둔 직후 그라운드에 털썩 주저앉으며 마음을 달랬다. AP=연합뉴스
승부의 균형은 후반 추가시간에 무너졌다. 6분의 추가시간 중 5분 가까이 흘렸을 무렵, 가나가 결정적인 역습 찬스를 잡았다. 토마스-아산테가 왼쪽 터치라인을 따라 질주한 뒤 수비수 한 명을 제치고 올려준 땅볼 크로스를 정면에서 쇄도하던 이렌키가 가볍게 오른발로 받아 넣어 득점으로 연결했다.
종료 휘슬이 울리기 직전 파나마도 결정적인 동점골 기회를 잡았지만, 성공시키지 못했다. 골키퍼까지 모두 공격에 가담해 시도한 반격 상황에서 이스마엘 디아스가 날카로운 헤더를 시도했으나 가나 수문장 아티 지기의 정면으로 향했다.
본선 개막을 두 달 앞두고 갑작스런 사령탑 교체와 함께 지휘봉을 잡은 카를로스 케이로스 가나 감독은 천신만고 끝에 승리를 거두며 한숨을 돌렸다. 지난 3월 성적 부진을 이유로 경질된 오토 아도 감독 후임으로 가나대표팀을 맡은 그는 직전까지 오만대표팀을 이끌다 막바지에 팀을 옮겨 월드컵 본선 도전 기회를 얻었다.
가나가 승점 3점을 독식한 경기 결과와 달리 기록은 파나마 쪽에 기울었다. 볼 점유율(62%-38%), 슈팅 수(11-6), 유효슈팅 수(4-2), 패스 시도(582개-354개), 패스 성공(502개-292개) 등 대부분의 지표에서 가나를 크게 앞섰지만, 찬스를 골로 바꿀 ‘한 방’이 부족했다.
지난 2018년 러시아 대회 이후 역대 두 번째 본선행에 성공한 파나마는 월드컵 도전사를 통틀어 첫 승점을 획득할 기회를 잡았지만, 후반 추가시간을 버티지 못해 분루를 삼켰다. 파나마는 8년 전 첫 본선 도전에서는 잉글랜드와 벨기에, 튀니지 등 강자들의 틈바구니에서 전패하며 조기탈락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