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카타르 월드컵 가나전에서 코너킥을 주지 않고 경기를 끝낸 심판에게 항의하는 한국 선수들. 2-3으로 패했다. 로이터=연합뉴스
한국 축구 대표팀이 72년 묵은 ‘2차전 징크스’를 깨트릴 수 있을까.
한국은 항상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고전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체코전 승리 포함 1차전에선 4승 3무 5패로 선전한 반면, 2차전에선 4무 7패를 기록했다. 3차전 성적(3승 2무 5패)과도 차이가 크다.
심지어 조별리그 1위(2승 1무)로 4강에 진출한 2002 한·일 월드컵에서도 2차전(미국) 1-1 무승부에 그쳤다. 원정 16강 진출에 성공한 대회들도 마찬가지였다. 2010 남아공 대회에선 리오넬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에 1-4로 크게 졌다.
최근 네 대회에선 모두 2차전에서 졌다. 2010년을 시작으로 2014년(알제리, 2-4), 2018년(멕시코, 1-2), 2022년(가나, 2-3) 대회 모두 승점 획득에 실패했다. 1차전에서 선전을 하고, 2차전에서 고전한 뒤 3차전 결과에 따라 성패가 갈린 경우가 많았다.
충격적인 패배들도 2차전에서 많이 나왔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선 1차전 벨기에전(0-2)에 이어 스페인의 골잡이 미첼에게 세 골을 내주고 1-3으로 졌다. 한국 월드컵 역사상 마지막으로 해트트릭을 내준 경기로 남아 있다. 1998 프랑스 월드컵 네덜란드전에선 0-5 참패를 당해 차범근 감독이 중도해임됐다. 2014년 브라질 대회에서도 ‘1승 제물’로 꼽았던 알제리에게 발목을 잡혔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네덜란드에 0-5로 지자 허탈해하는 축구 팬들. 중앙포토
유독 2차전에서 고전한 이유는 ‘시드 팀’과 자주 대결했기 때문이다. 1954년 스위스 월드컵은 16개국을 시드 팀(8개)과 비시드 팀(8개)로 나눴다. 같은 조더라도 시드 팀끼리는 대결하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시드를 받지 못한 한국은 시드를 받은 헝가리(0-9), 튀르키예(0-7)를 만나 대패했다.
1998년(네덜란드), 2006년(프랑스), 2010년(아르헨티나)대회에서는 1번 시드 팀들과 2차전에서 대결했다. 당시엔 FIFA 랭킹이 아닌 대륙별로 시드 포트를 나눴다. 톱 시드엔 이전 대회 성적이 좋은 팀들이 배정됐다. 그리고 톱 시드를 받지 못한 유럽팀, 남미 팀이 각각 다른 포트에 들어가고 아시아·아프리카·북중미 대륙은 출전국 숫자에 따라 남은 포트에 분배됐다.
경기 순서는 시드 포트에 따라 고정되어 있었다. 1번 포트 팀은 4번 포트와 1차전, 3번 포트와 2차전, 2번 포트와 3차전을 치르는 식이다. 대체로 1번 시드를 받은 팀들은 상대하기 편한 아프리카·아시아 국가들과 보통 1, 2차전을 치렀다. 그러다 보니 한국도 1번 시드 팀들과 1, 2차전에서 자주 만났다.
다만 2018년부터는 FIFA 랭킹으로 조 배정을 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1번 시드 팀이 2, 3, 4번 시드와 대결하는 순서가 고정되지 않고 조마다 다르게 배치됐다. 2번 시드를 받은 한국이 B조에 들어갔다면 개최국으로 톱 시드를 받은 캐나다와 맨 마지막에 대결하게 되어 있었다. 그러나 멕시코가 시드를 받은 A조는 1번 시드와 2번 시드가 2차전에서 격돌하게 되어 있었고, 한국이 추첨돼 또다시 시드국을 2차전에서 만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