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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공 시위’ 14일차, 자해에 경찰서 폭파 협박까지…부정선거론에 잠식

중앙일보

2026.06.17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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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 송파 잠실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2-1 출입구 앞에서 한 청년이 공중제비를 돌고 있다. 지난 16일 대한체육회 산하 체육단체 출입을 방해한 일명 올다르크 여성을 그린 그림과 A-WEB 부정선거 패널이 서있다. 손성배 기자

18일 서울 송파 잠실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2-1 출입구 앞에서 한 청년이 공중제비를 돌고 있다. 지난 16일 대한체육회 산하 체육단체 출입을 방해한 일명 올다르크 여성을 그린 그림과 A-WEB 부정선거 패널이 서있다. 손성배 기자


14일차로 접어든 잠실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봉쇄 시위 현장에서 흉기 자해·협박과 시위 참가자들 간 시비 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송파경찰서는 지난 17일 오후 10시24분쯤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1-3 출입구 인근에서 자해한 뒤 흉기를 휘두른 A씨(30대)를 특수협박 혐의로 체포했다. 현재 A씨는 팔을 다쳐 수술을 해야 하기 때문에 구속영장을 신청할 수 있을지는 검토가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피를 흘리면서 왼손엔 태극기를 들고, 오른손엔 흉기를 쥔 채로 “(핸드볼경기장)안에서 사람이 죽고 있다”라고 외쳤다. A씨가 경찰에 체포된 뒤 시위 참가자들은 바닥에 흘린 A씨 피를 물로 닦았다. 소셜미디어(SNS)에선 A씨가 중국인 유학생으로 의심된다는 이야기가 퍼졌다.

올림픽공원을 관할하는 송파경찰서를 겨냥한 협박 글에 대한 내사도 진행 중이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지난 17일 언론사 기사에 “송파경찰서 무기고 털고, 우리도 민주화 유공자 돼보자”는 댓글에 대한 112신고 사건을 배당받아 피의자를 추적 중이다.

18일 서울 송파 잠실올림픽공원 무단점거 시위 현장에 세계선거기관협의회(A-WEB)가 부정선거를 수출한다는 내용의 패널이 서있다. 손성배 기자

18일 서울 송파 잠실올림픽공원 무단점거 시위 현장에 세계선거기관협의회(A-WEB)가 부정선거를 수출한다는 내용의 패널이 서있다. 손성배 기자


참가자들 간 몸싸움을 동반한 시비도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들고 온 패널 등의 문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발로 짓이겨 부수는 일도 종종 발생했다. 지난 16일 오후엔 한 여성이 “세계선거기관협의회(A-WEB)가 부정선거를 전세계에 수출하고 있다”는 음모론을 담은 패널을 밟아 훼손했다가 시위대 여럿과 언쟁을 벌였다. 이 여성은 “저걸 밟아서 부러뜨린 게 문제가 되느냐”고 항의하다 경찰에 의해 시위대와 분리된 상태로 현장 조사를 받았다.

이 때문에 이날 2-2 출입구 앞에 놓인 세계선거기관협의회(A-WEB) 음모론 패널엔 ‘사유재산 훼손 및 이동금지. 재물손괴죄 적용됨’이라는 손글씨가 쓰여 있었다.

음모론 등 사실확인이 어려운 각종 주장들도 현장에서 쏟아지고 있다. 한 청년은 “A-WEB이 콩고에 부정선거 시스템을 수출해 내전이 발생했고, 그로 인해 수십만명이 죽었다”고 주장했다.

점거 시위가 2주 이상 장기화하면서 본래 취지가 퇴색됐다는 의견도 곳곳에서 이어지거 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빚은 참정권 침해가 본질인데, “중국이 개입해 선거 부정을 저질렀다” 등 근거 없는 음모론을 확산하는 사람들이 몰려오며 전체적인 시위의 성격이 변질됐다는 것이다.

18일 서울 송파 잠실올림픽공원 무단점거 시위 현장. 손성배 기자

18일 서울 송파 잠실올림픽공원 무단점거 시위 현장. 손성배 기자


수도권에 거주하는 30대 남성은 “투표용지가 없어 투표를 못하는 참정권 부정 침해 사태에 분노해 올림픽공원을 찾았지만, 콩고가 어떻고 한미 공조수사가 필요하다는 사람들이 판을 치는 곳에 이제 더 와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시위대 인원은 주말 최대 인원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실시간 도시데이터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기준 올림픽공원 실시간 인구는 8500~9000명이고 가장 많은 연령대는 60대 이상(26.1%)이다. 소방 당국은 온열질환 환자 발생을 대비해 현장 인근에 대기하는 119구급차를 지난 주말보다 늘렸다.

18일 서울 송파 잠실올림픽공원 무단점거 시위 현장 바닥에 도화지가 깔려있다. 한찬우 기자

18일 서울 송파 잠실올림픽공원 무단점거 시위 현장 바닥에 도화지가 깔려있다. 한찬우 기자




손성배.오삼권.한찬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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