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미 월드컵 개최 도시인 멕시코 과달라하라에 국지성 뇌우가 잇따르고 있다. 한국과 멕시코의 조별리그 2차전이 열리는 한국시간 19일 오전 10시(현지시간 18일 오후 7시)에도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
━
킥오프 무렵 강수확률 50%대, 수중전 가능성도
2026 북중미 월드컵에 출전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18일(한국시간) 오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18일 미국 민간기상업체 아큐웨더는 과달라하라에 경기 당일 천둥·번개를 동반한 소나기가 여러 차례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가 시작하는 저녁 무렵 강수확률은 55%, 예상 강수량은 4.6㎜다.
더 강한 비가 내릴 가능성도 있다. 낮에는 2시간 동안 16.8㎜의 집중적인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됐다. 밤엔 89%의 강수확률로 11.2㎜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측된다. 강수 타이밍이 앞당겨지거나 늦춰지면 멕시코전이 수중전이 될 가능성도 있다.
12일(현지시간) 멕시코 민영 지상파 뉴스인 '이마헨 노티시아스'는 "강한 폭우로 도시가 아수라장이 됐다"고 보도했다. 과달라하라 현지는 오후~밤 짧은 시간에 스콜성 폭우가 집중적으로 내리는 일이 잦다. 이마헨TV 유튜브 캡처.
━
6월말 우기…달궈진 고원, 습기 빨아들인다
과달라하라의 6월은 건기에서 우기로 넘어가는 시기다. 해발 약 1550m의 고원 도시이지만 북위 20도대에 있어, 6월 한낮에는 태양이 거의 머리 위까지 오른다. 맑은 날에는 강한 햇볕에 지면이 달궈지고, 오후가 되면 지표 부근의 더운 공기가 위로 솟구친다. 도시의 해발고도는 오대산 비로봉(1563m)이나 태백산 장군봉(1567m)과 비슷하다.
여기에 주변 해역에서 습한 공기가 유입되면 대기가 불안정해져 오후와 저녁에 대류성 비구름이 발달하기 쉽다. 낮 동안 맑다가도 해 질 무렵 천둥·번개와 돌풍을 동반한 국지성 호우가 쏟아지는 일이 잦은 이유다.
지난 3월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촬영한 과달라하라 스타디움 항공사진. 과달라하라는 해발 1550m가 넘는 고원지대에 위치해있다. 우리나라의 오대산 비로봉, 태백산 장군봉 수준의 높이다. AFP=연합뉴스.
과달라하라를 포함한 멕시코 서부의 여름 우기는 북미 몬순 계통의 계절풍 순환과 동태평양의 열대수렴대(ITCZ) 활동에 영향을 받는다. 여름철 육지가 주변 바다보다 빠르게 가열되면서 내륙에 저기압성 순환이 발달하고, 동태평양 등 주변 해역의 수증기가 육지로 들어온다. 북쪽으로 이동하며 활성화한 ITCZ도 멕시코 서부로의 수증기 유입을 늘린다.
실제로 최근 과달라하라 인근엔 강한 뇌우가 잇따랐다. 지난 12일 밤부터 13일 새벽 사이 쏟아진 폭우로 도로와 지하차도가 침수되고 정전이 발생했다. 경기장이 있는 사포판을 포함해 곳곳에서 차량에 고립된 주민들이 구조됐고, 광역권에서 최소 90그루의 나무와 전신주 등이 쓰러졌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12일(현지시간) 멕시코 민영 지상파 뉴스인 '이마헨 노티시아스'는 "강한 폭우로 도시가 아수라장이 됐다"고 보도했다. 과달라하라 현지는 오후~밤 짧은 시간에 스콜성 폭우가 집중적으로 내리는 일이 잦다. 이마헨TV 유튜브 캡처.
━
체열 가두는 습도 해소가 관건
습도가 선수들의 체력에 영향 줄 수 있다. 과달라하라의 6월 평균 상대습도는 60% 안팎이다. 아큐웨더는 경기 시작 무렵 습도를 64%로 전망했다. 습도가 높아지면 땀이 잘 증발하지 않아 체열 배출이 어려워진다.
크리스 타일러 영국 로햄프턴대 환경생리학 박사는 영국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선수들이 피부 온도를 가능한 한 빨리 낮추는 게 관건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더운 환경에선 열을 식히기 위해 피부 쪽 혈관이 확장되고, 혈액이 피부로 몰린다”며 “심장 주변으로 돌아오는 혈액이 줄면 심장은 같은 양의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 더 빨리 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타일러 박사는 “고온 환경에선 인지능력과 의사결정도 눈에 띄게 떨어질 수 있다”며 “(원정팀) 선수들이 더 능동적으로 열 적응 훈련을 해야 경기 후반 판단과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지대와 현지 기후에 익숙하다는 점은 멕시코에 확실한 홈 어드밴티지로 보인다. 다만 다만 한국도 약 3주 동안 미국 유타주에서 고지대 적응 훈련을 했고, 과달라하라에서 이미 체코와 1차전을 치렀다. 결국 비와 습도 속에서 한국 선수들이 경기 후반까지 체력과 판단력을 얼마나 유지하느냐가 승부의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