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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한동훈 마주치는 날, 입원한 장동혁…‘투샷’도 무산

중앙일보

2026.06.18 00:51 2026.06.18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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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운데)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고위원들 발언을 듣고 있다. 임현동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운데)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고위원들 발언을 듣고 있다. 임현동 기자


거센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8일 병원에 입원했다. 서울에 있는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가 의료진의 권고로 입원 절차를 밟은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장 대표가 최고위원회의 직후 과로와 단식 후유증을 호소했다”며 “체력적으로 더 이상 버틸 수 없게 돼 입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대표는 지난 1월 정부·여당에 통일교·공천헌금 ‘쌍특검’ 수용을 촉구하며 8일간 단식 농성을 벌인 뒤 몸무게가 7kg 이상 빠지는 등 체력이 크게 저하됐다고 한다. 6·3 지방선거 전후로 의료진으로부터 입원 권고를 받았지만 선거 직후에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커지자 입원 날짜를 미뤄왔다. 장 대표 측 인사는 “당분간 입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난 1월 22일 당시 국회 본관 앞에서 단식 8일차인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지난 1월 22일 당시 국회 본관 앞에서 단식 8일차인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당내에선 “병상에 누운 타이밍이 공교롭다”는 반응도 나온다. 입원 전날 의원총회에서 사퇴 요구가 분출한 상황에서 갑작스레 장 대표가 자리를 비웠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18일 오후 진행된 의원총회에도 불참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과의 만남을 의도적으로 피한 게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장 대표와 한 의원 모두 이날 국회 본회의 참석을 예고했던 터라 자연스럽게 ‘투샷’이 만들어질 수 있었지만 장 대표의 입원으로 무산된 것이다. 지난 5일 한 의원이 첫 등원하던 날엔 장 대표가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는 시민이 운집한 서울 올림픽공원에 가느라 본회의에 불참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6월 임시국회 3차 본회의에 참석해 국회의장 산회 선포 후에 뒤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6월 임시국회 3차 본회의에 참석해 국회의장 산회 선포 후에 뒤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와병 중인 장 대표에 대한 사퇴 요구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친한계 우재준 청년 최고위원은 18일 최고위에서 “우리 지도부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태가 마무리되는 때에, 적어도 가을 전에는 임기를 종료하는 것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전날 의원총회에서 사퇴 요구가 분출된 데 이어 가을 퇴진론까지 나온 것이다. 장 대표의 임기는 내년 8월까지다.

또 다시 공개 퇴진 요구가 나오자 장 대표와 가까운 조광한 최고위원은 “자꾸 우리 당이 마이크만 잡으면 외계어를 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마이크 잡는 게 참 부끄럽다”고 반격에 나섰다. 장 대표도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되자 “내부 비판에 대한 목소리만 언론에 나오는 것보다는 목숨 걸고 투쟁해야 하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 관련) 특검법 수용을 위한 노력을 해준다면 의미 있는 목소리가 되지 않겠느냐”고 우 최고위원을 겨냥했다고 한다. 장 대표는 사흘 전 양향자 최고위원이 “국민의힘 지도부는 좀비 지도부”라며 사퇴를 요구했을 때도 “올림픽공원에 모인 시민의 목소리에 집중할 때”라고 일축했다.

18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왼쪽 사진)과 조광한 최고위원이 장동혁 대표의 거취를 놓고 다시 한번 공개 충돌했다. 연합뉴스

18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왼쪽 사진)과 조광한 최고위원이 장동혁 대표의 거취를 놓고 다시 한번 공개 충돌했다. 연합뉴스


장외 사퇴 요구도 확산일로다. 친한계 배현진 의원은 18일 SBS 라디오에 출연해 “(원내에서) 70~80%보다 더 압도적으로 절대 다수가 장 대표가 사퇴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원내수석대변인인 곽규택 의원도 MBC 라디오에서 “부실선거 사태에 대한 국정조사가 마무리될 때 지도부가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유의동·김선교 등 국민의힘 소속 경기 지역 의원 7명 전원은 이날 장 대표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예고했다가 일부 의원이 보류하자 회견을 취소하기도 했다.

압박이 커질수록 ‘장동혁 사단’의 대응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대표 비서실장인 박준태 의원은 전날 의총에서 초·재선 의원 25명이 소속된 ‘대안과 미래’가 장 대표 사퇴를 요구하자 “단체를 해체하라”며 맞불을 놨다. 조 최고위원 또한 지도부 총사퇴를 주장하는 우재준·양향자 최고위원에게 연일 “어린놈”, “미숙한 철부지” 등의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17일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송석준 의원이 공개 발언을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의총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왼쪽은 장동혁 대표. 임현동 기자

17일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송석준 의원이 공개 발언을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의총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왼쪽은 장동혁 대표. 임현동 기자


수도권 초선 의원은 “선거 전까지만 하더라도 ‘장동혁 사단’이 사퇴 주장에 대해 로우키로 대응해왔지만, 최근엔 재선거 여론을 등에 업고 역공을 펼치는 분위기”라고 했다. 영남권 재선 의원은 “그림자처럼 수행하던 대표 비서실장까지 전면에 나선 건 그만큼 위기감이 크다는 방증”이라며 “장 대표 사퇴를 둘러싸고 충돌이 격화할 것”이라고 했다.



김규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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