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9일 0시부로 적용될 예정이었던 7차 석유제품 최고가격 지정을 유예했다. 당분간 6차 최고가격을 그대로 이어갈 방침이다.
18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달 22일부터 적용되고 있는 6차 최고가격은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가격 기준으로 L당 휘발유는 1934원,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이다.
산업통상부는 7차 최고가격은 지정하지 않고 당분간 6차 최고가격을 그대로 적용하기로 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날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가격 알림판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양기욱 산업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이번 주말 미국ㆍ이란 간 양해각서(MOU) 발효와 함께 호르무즈 해협 통항 상황 등이 급변할 가능성이 있다”며 “통항 재개 등 종전이 실질적으로 진전되는지와 국제유가 상황을 지켜본 뒤 7차 최고가격 지정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제 유가 흐름에 따라 최고가격 인하 여부 등을 탄력적으로 결정하겠다는 취지다.
국제유가가 하락하고 있지만 최고가격제 종료 시점을 예단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종전 이후에도 재고 비축 수요 등으로 고유가가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에서다. 특히 한국은 고환율이 이어지면서 원유 도입 비용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한편 산업부는 이날 최고가격제 손실보전을 위한 재정지원 규정도 행정예고했다. 정유사가 최고가격제로 본 손실에 대한 재정지원 액수는 휘발유 등을 생산ㆍ판매하기 위해 투입한 원가를 기준으로 산업부 장관이 결정하되, 적정 수준의 마진을 고려해주기로 했다. 투입 원가는 원유 구입가격과 운송료 등 원유 도입 비용과 생산ㆍ판매 비용 등으로 정했다.
그동안 정유업계는 생산원가 대신 싱가포르 국제석유제품가격(MOPS)을 기준으로 손실을 보전해 달라고 요구해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정유업계는 휘발유ㆍ등유ㆍ경유 등이 단일 공정에서 동시에 생산되는 공정상 특정 제품의 원가를 따로 떼내기 힘들다며 생산 원가 기준 보전에 난색을 표해왔다.
향후 적정마진을 놓고 정부와 정유업계 간의 줄다리기가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정유업계 측은 국제 석유제품 가격 대비 낮은 가격에 제품을 판매한데다, 수출 물량마저 제한받아 손실을 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고가격제 지정 후 누적 손실규모가 5조원이 넘는다는 추산도 나온다.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확보한 손실 보상 비용은 4조2000억원이다. 다만 양 실장은 “현재로서는 손실보전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