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재활용품 처리시설에서 발견된 사람 다리가 시신이 아닌 지역 요양병원에서 배출된 의료폐기물로 밝혀졌다. 경찰은 수술실이 없는 해당 요양병원에서 절단된 신체가 발생한 경위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지난 10일 사람 다리로 추정되는 물체가 발견된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남부권 광역 생활자원센터. 연합뉴스
18일 경찰 등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지난 10일 발견된 사람 다리의 유전자(DNA) 정보와 인천 중구 한 요양병원 입원 환자의 DNA가 일치한다는 구두 소견을 경찰에 전했다.
당초 인천 연수경찰서는 발견된 다리를 범죄 피해자의 신체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벌였다. 그러나 이날 인천 중구의 한 요양병원으로부터 “사람 다리를 오인 배출했다”는 취지의 신고를 접수하면서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긴급 유전자 감정을 의뢰했다.
경찰은 국과수 감정 결과를 토대로 병원 관계자들을 불러 절단된 다리가 잘못 배출된 과정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전용 용기에 보관하고 허가받은 처리업체를 거쳐 배출·처리해야 하는 의료폐기물을 잘못 배출할 경우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처벌 받을 수 있다.
경찰은 해당 요양병원이 애초에 절단 수술을 한 경위를 조사해 의료법 위반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이 요양병원 의료진은 신경외과 전문의와 외과 전문의, 한방과 의사 2명 등으로, 병원에 별도의 수술실이 없다고 한다. 수술실이 아닌 곳에서 수술을 하면 불법 의료행위에 해당해 의료법 위반이 성립한다. 의료법 전문 송용규 변호사는 “수술실이 없는 요양병원에서 절단 수술을 했다는 건 비상식적”이라며 “수술이나 의료폐기물 처리 과정에 불법 소지가 있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지난 10일 오후 2시 28분쯤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남부권 광역 생활자원회수센터에서 재활용품 선별 작업 중 사람 다리 부위가 발견됐다. 다리에는 붕대가 감겨 있었고, 길이는 약 41㎝였다. 경찰은 타살 등 범죄와 관련됐을 수 있다고 보고 수사본부를 꾸려 경위 파악에 나섰다. 경찰은 수사 초기에 신체 주인이 여성이나 학생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인천 학교에 미인정 결석자나 장기결석자가 있는지 확인했지만, 특이점을 찾지 못했다. 이후 국과수가 ‘키 161∼165㎝ 성인으로 추정된다’는 감정 결과를 내놓으면서 경찰은 학생을 조사 대상 우선순위에서 제외했다. 그럼에도 사건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자 경찰은 인천뿐만 아니라 경인지역 실종자까지 DNA 확보 범위를 넓혀 수사를 진행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