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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좀비가 될 수 있다’ 불꺼진 극장에서 시작된 90분 사투

중앙일보

2026.06.18 13:00 2026.06.18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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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체험 공연 ‘인사이드 더 플레이: 군체’에서 악당 서영철(사진)은 영화에 없던 엔딩을 보여주기도 한다. [사진 롯데컬처웍스]

공포 체험 공연 ‘인사이드 더 플레이: 군체’에서 악당 서영철(사진)은 영화에 없던 엔딩을 보여주기도 한다. [사진 롯데컬처웍스]

영화관이 여름 피서철 새로운 인기 장소로 떠올랐다. 초대형 스크린, 첨단 음향설비의 이점을 기반으로, 현장감을 극대화한 콘텐트가 20~30대 관객 사이에서 각광받는다.

연상호 감독의 좀비 영화 ‘군체’를 바탕으로 한 공포 체험 공연 ‘인사이드 더 플레이: 군체(이하 인더플 군체)’가 대표적이다. 롯데시네마가 지난달 21일부터 서울 동작구 신대방점에서 개막해 매일 밤 8시 30분(주말은 5시 30분 시작 공연까지 하루 2회차) 공연 중이다.

‘군체’ 세계관에 일종의 술래잡기인 ‘경찰과 도둑’ 형식을 접목한 게임 형태다. ‘군체’ ‘부산행’ 등 연상호 좀비물에서 가져온 주요 캐릭터를 전문 배우가 연기하며 길잡이 역할을 해주지만, 일단 게임이 시작되면 관객 각자의 판단이 생사를 가른다. 한밤중 좀비 창궐로 봉쇄됐다는 설정의 영화관 건물이 무대인데 어두컴컴한 상영관과 로비를 달리다 보면 진짜 영화 속 생존자가 된 기분이다.

여느 ‘귀신의 집’과 다른 점은 ‘당신도 좀비가 될 수 있다’는 것. 어깨에 매단 생존띠를 빼앗긴 관객은 좀비의 일원이 돼 스마트안경의 지령을 따르게 되는데 이때부터 생존자 사냥이 시작된다. 좀비 역할을 만끽하려고 일부러 빨리 사망하는 N차 관객이 있을 정도다.

90분간의 게임이 끝나면 좀비 군단과 인간 생존자 중 승자가 가려진다. 그날그날 결말에 맞춰 ‘군체’ 본편에도 없는 엔딩 영상을 틀어준다. 엔딩 영상 총괄을 맡은 김정훈 감독은 “N차 관람을 유도할 수 있도록 다양한 도입부와 멀티 엔딩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회사 직원들과 단체로 ‘군체’ 관람 후 게임에 참여했다는 한 50대 관객은 “처음엔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무서웠다”며 진땀을 닦았다.

롯데시네마와 손잡고 ‘인더플 군체’를 제작한 공연사 예잇의 김기찬 대표는 “요즘 젊은 세대는 앉아서 보는 형태보다 본인이 직접 참여하는 걸 좋아한다”면서 “긴박한 체험의 형태가 통할 거라고 봤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서울 강남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선 북중미 월드컵 한국 대 체코전 생중계 도중 골이 터지자, 객석에서 경기장 못지 않은 환호가 터져나왔다. [사진 메가박스중앙]

지난 12일 서울 강남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선 북중미 월드컵 한국 대 체코전 생중계 도중 골이 터지자, 객석에서 경기장 못지 않은 환호가 터져나왔다. [사진 메가박스중앙]

스포츠 생중계도 ‘제철’을 맞았다. 지난 12일 메가박스는 전국 68개 지점, 122개관에서 한국이 체코팀에 2대 1로 역전승한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한국 조별리그 1차전을 단독 생중계했다. 이날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점은 이른 오전부터 붉은 악마와 양복 입은 직장인, 가족 관객들의 태극기가 물결쳤다. 초대형 스크린과 사운드, 냉방이 되는 편안한 관람 환경 덕에 휠체어 탄 장애인 가족, 아기띠를 멘 아기 아빠도 응원에 동참했다. 이날 회사 워크숍으로 영화관에서 중계를 봤다는 한 관객은 “다 같이 ‘대~한민국!’ 할 땐 희열을 느꼈다”는 후기를 남겼다.

이번 월드컵 중계는 ‘극장골(승부와 직결된 극적 골)을 극장에서 즐긴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메가박스는 19일 한국 대 멕시코전, 25일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3차전도 생중계한다. 멕시코전은 전국 143개관으로 체코전보다 상영관을 늘렸다. 경기 하루 전날인 18일까지 예매 관객이 이미 체코전 관객수를 넘어서며 메가박스앱 예매 순위 2위에 올랐다.

CGV는 2024년부터 한국 프로야구(KBO)와 협약을 맺고 인기 경기를 생중계 하고 있다. 오는 21일 두산 베어스 대 LG 트윈스, 삼성 라이온즈 대 한화 이글스 경기를 서울 CGV강변과 영등포타임스퀘어점 등에서 생중계한다. 상영관 3면 입체 영상으로 중계하는 ‘스크린X 라이브’관은 월 1회 정기상영 좌석 판매율이 70%를 웃돌 만큼 인기가 높다.

영화관 생중계는 이미 K팝에선 ‘라이브 뷰잉’이란 이름의 새로운 공연 문화로 자리 잡은 추세다. 지난 13, 14일 열린 방탄소년단(BTS) 콘서트 ‘BTS 월드투어 아리랑 IN 부산’은 전세계 80여개 국가 및 지역, 3800개 이상의 상영관에서 생중계됐다. 국내에선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등 주요 멀티플렉스 3사가 모두 참여했다. 티켓 값이 5만9000원으로 비교적 고가였는데도, 부산까지 먼 거리, 바가지요금 등으로 직관을 포기한 팬들은 응원봉을 흔들며 떼창을 즐겼다. 이번 공연을 3사 중 가장 많은 전국 43개 지점, 50개관에서 중계한 CGV는 평균 좌석판매율 50%가량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가상현실(VR) 콘서트도 잇따른다. 지난 4월 롯데시네마가 걸그룹 르세라핌의 첫 VR 콘서트를 진행한 데 이어, 메가박스는 오는 26일 하이브의 글로벌 그룹 ‘앤팀(&TEAM)’의 첫 VR 콘서트를 홍대점에서 단독 개봉한다.





나원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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