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용 두산에너빌리티 상무가 경기 성남시 분당두산타워에서 차세대 한국형 원전 'APR1400'을 설명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박수용 두산에너빌리티 원자력영업 담당 상무는 “한국 원전이 단순 공급자가 아니라 초기 사업 개발 단계부터 공급망 구축을 함께 논의하는 전략적 파트너로 기대받고 있다”며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한국 원전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1995년 한국중공업(현 두산에너빌리티)에 입사한 박 상무는 국내 신한울 1·2호를 비롯해 아랍에미리트(UAE)의 바라카 원전, 체코 원전 등 굵직한 수주전을 책임져온 인물이다. 박 상무는 “미국과 유럽 현장에서는 전력 수요 증가 속도가 과거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다. AI와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기업들이 24시간 중단 없이 공급되는 고품질 전력을 요구하고 있다”며 AI 데이터센터 확산이 원전 수요를 끌어올리는 핵심으로 꼽았다.
그는 “과거에는 정부나 전력회사가 수요를 이끌었다면, 지금은 빅테크 기업들이 직접 전력 확보에 나서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며 “미국에서는 프로젝트 리스크 관리 능력과 핵심 기자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역량을 매우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현장에서 원전 생태계가 완전히 회복되기까지는 좀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진단했다. 박 상무는 “탈원전 시기 수주 공백으로 협력사 가동률 저하와 숙련 인력 이탈이 실제 현장에서 발생했다”며 “신한울 3·4호기 재개와 체코 원전 수주 등으로 회복 국면에 들어섰지만 완전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형모듈원전(SMR)에 대한 글로벌 업계의 기대감에 대해선 “설계와 인허가, 사업모델, 공급망을 새로 구축해야 하는 초기 산업인만큼, 상용화를 위해선 초도기 성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두산에너빌리티는 40년 이상 대형 원전 핵심 기자재를 제작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SMR 주요 기자재를 공급하는 ‘SMR 파운드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