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 상원 군사위원회를 통과한 내년도 국방예산법안에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이행을 위한 로드맵을 정기적으로 보고하도록 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18일(현지시간) 확인됐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전쟁부) 장관이 지난달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펜타곤에서 한미 국방장관 회담을 하고 있다. 뉴스1
한국 정부가 전작권 전환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미국 의회가 전작권 전환의 이행과정을 면밀히 들여다보겠다는 의지를 담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상원 군사위가 지난 11일 가결한 ‘2027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NDAA)’은 미 국방장관은 내년 3월 1일부터 2030년까지 90일마다 2018년 10월 31일 서명된 양국의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계획’ 이행을 위한 한미 로드맵 보고서를 소관 상임위에 제출하도록 했다.
보고 사안에는 한국군의 연합 방어를 주도하는 데 필요한 군사적 수행 능력, 북한 핵 및 미사일 위협 대처 능력,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 환경 등에 대한 평가도 포함된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전쟁부) 장관이 지난달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펜타곤에서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NDAA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전작권 전환 절차에 법안을 통해 배정한 예산을 쓸 수 없다는 내용을 담았다. 또 주한미군 감축이나 전작권 전환이 미국의 국가안보에 부합하고 동맹국과 적절히 협의했다는 국방부의 인증 및 평가 보고서가 제출된 뒤 60일 뒤에 예산 사용을 허용하는 단서 조항도 지난해와 동일하게 담겨 있다.
반면 내년도 NDAA에는 전작권 전환과 관련 ‘양측이 합의한 계획에서 벗어나는 방식으로 이뤄질 경우’에만 인증 절차가 필요하다고 명시했던 문구를 삭제했다. 합의에 따른 전작권 전환 추진도 의회의 보고와 인증을 거쳐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지난해에도 상원 군사위는 이러한 문구 변화를 적용한 NDAA를 통과시켰지만, 상·하원 조정 과정을 거친 최종안은 ‘계획에서 벗어나는 방식’에 대해서만 예산 사용을 제한하는 내용으로 최종 수정된 바 있다. 앞서 하원 군사위가 지난 4일 처리한 NDAA에는 전작권 이양을 ‘양측이 합의한 계획에서 벗어나는 방식으로’ 완료하는 데 예산을 사용할 수 없다는 기존의 문구가 명시돼 있다. NDAA는 상원과 하원을 각각 통과한 다음 같은 내용은 그대로 포함하고 상이한 내용은 조율한 뒤 단일안을 만들어 최종 처리하게 돼 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트럼프 1기 행정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가운데)와 데이비드 윌레졸 미국 국무부 한국·일본·몽골 담당 부차관보(왼쪽)가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민관정책 플랫폼 트라이포럼이 개최한 '한·미 전략산업 및 안보 포럼'에 패널로 나와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최고위 안보 참모를 지낸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전작권 전환과 관련 “한국이 일정을 앞당기기를 원하는 건 긍정적 신호”라며 “이는 한국이 한 걸음 더 나아가 (안보) 부담 분담을 원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날 워싱턴에서 민관 정책 플랫폼 트라이포럼이 개최한 ‘한·미 전략산업 및 안보 포럼’에 패널로 나와 “우리는 현지 주둔 중인 미군 장병들을 보호하는 방식으로 일을 진행해야 하며, 동시에 한국 국민과 한국 군인도 보호하는 방식으로 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은 그러면서도 “우리는 매우 신중하게 진행해야 하며, 중국이나 북한, 러시아, 다른 적대국이 악용할 수 있는 공백을 남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성급한 전환은 좋은 전환이 아니고 안보를 강화하지 않는다. 정치적 지침이나 정치적으로 강요된 일정이 아닌 군인들에 의한 전문적 전환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지난해 8월 경기 평택 험프리스 미군기지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주한미군 사령부 제공
데이비드 윌레졸 미 국무부 한국·일본·몽골 담당 부차관보도 “이 문제를 제대로 처리하고 사려깊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의 말이 아주 정확하다고 생각한다”며 “전작권 전환의 최종 모습이 어떻게 될지에 대해 결국 합의에 도달할 것으로 확신하며, 그동안 우리는 미군의 의견에 매우 무겁게 의존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