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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줄도 모르겠다” 새벽부터 붉게 물든 광화문·여의도

중앙일보

2026.06.18 16:49 2026.06.18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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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북중미 월드컵 2차전이 열리는 19일 광화문광장에 이른 오전부터 시민들이 응원석에 입장하기 위해 줄 서 있다. 김정재 기자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전이 열리는 19일 광화문광장에 이른 오전부터 시민들이 응원석에 입장하기 위해 줄 서 있다. 김정재 기자


19일 오전 8시, 멕시코와의 일전(오전 10시)까지는 2시간 남짓 남았지만 서울 광화문·여의도 광장은 이미 축구 팬으로 붉게 물들었다. 기상청이 이날 한낮 수은주가 최고 33도까지 치솟는다고 예고했지만, 시민들의 마음속엔 맹렬한 찜통더위에 대한 걱정 대신 “반드시 32강에 진출할 것”이라는 믿음과 기대가 가득했다.


축구 국가대표팀 유니폼이나 붉은 악마의 상징인 빨간 티셔츠를 입은 시민들은 전날 밤부터 일찌감치 모여들기 시작했고 이날 새벽을 지나며 수가 갈수록 늘어났다. 태극기가 달린 머리띠를 쓰거나, 2002 한일 월드컵 공식 슬로건이었던 ‘Be the Reds’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있는 사람도 다수 보였다. 붉은 악마 소모임인 ‘리얼레드’ 소속의 민태성(46)씨는 “우리는 2002년부터 활동하는 응원 모임”이라며 “팀원들 다 같이 월차를 내고 새벽 5시에 광화문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전이 열리는 19일 오전 광화문광장 거리 응원에 참여한 이승준(36)씨가 기운을 끌어올리고 있다. 곽주영 기자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전이 열리는 19일 오전 광화문광장 거리 응원에 참여한 이승준(36)씨가 기운을 끌어올리고 있다. 곽주영 기자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 앞 야외 광장 ‘KIS 스퀘어’에서 만난 박모(22)씨는 “경기도 안양에서 새벽 2시에 출발했다. 아침에 일어나지 못할까 봐 일부러 근처 PC방에서 밤을 새우고 왔다”며 “이강인·김민재 선수가 각각 한 골씩 넣어서 2대1로 승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수도권의 체감온도는 33도 이상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됐지만, 시민들은 더위도 잊은 듯한 모습이었다. 지난 12일 체코와의 1차전에도 광화문 거리 응원에 나왔던 이승준(36)씨는 “오늘은 대표팀의 원정용 유니폼인 ‘보라색’으로 맞췄고, 같은 색의 가발까지 쓰고 왔다”며 “날씨가 덥지만 사람들이 많이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이영민(34)씨도 “도파민 때문인지 더위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멕시코가 형제의 나라지만, 오늘만큼은 ‘적’이다”며 웃었다.


앞서 대표팀이 체코전에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게 시민들의 기대를 키운 요인으로 작용했다. 박도훈(19)씨는 “지난 체코와의 1차전은 기말고사 기간이라 제대로 보지 못해 상당히 아쉬웠다”며 “오늘도 오현규가 멋진 골을 넣어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직장인 김경배(26)씨는 “지난번엔 출근하느라 오지 못했지만, 오늘은 다행히 쉬는날이라 응원을 올 수 있었다”며 “이겨서 기분 좋게 인근 치킨집으로 동료들과 낮술을 하러 갔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서울 광화문 광장에 거리 응원을 나온 김세정(32)씨. 곽주영 기자

서울 광화문 광장에 거리 응원을 나온 김세정(32)씨. 곽주영 기자


멕시코가 홈 어드밴티지를 가져가는 만큼 “지더라도 괜찮다”고 말하는 시민들도 적잖았다. 오전 반차를 내고 응원을 나온 임서영(35)씨는 “멕시코는 가장 강하고, 홈 이점도 안고 있다”며 “우리가 지든 이기든 선수들이 안 다치고 건강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모(44)씨도 “멕시코가 상당히 강팀이다. 아기레 감독이 이강인의 스승이지 않느냐”며 “이번 경기 승패를 떠나, 우리가 경우의 수를 따지며 조별리그 통과를 눈앞에 두고 있는 현 상황 자체도 아주 훌륭하다”고 말했다.

이날 광화문·여의도 광장 메인무대에는 안전 요원과 경찰이 약 10m 간격으로 배치됐다. 경광봉을 든 경찰들은 “통행로에 멈추지 말고 이동하라”, “펜스에 더 붙어서 줄을 서 달라”고 안내했다.



김정재.곽주영.이규림.변민철([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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