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프린터 구해줘”…트럼프, 베르사유궁 ‘종전 MOU 서명’ 깜짝쇼
중앙일보
2026.06.18 17:4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에서 이란과의 종전 양해각서(MOU)에 서명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에서 이란과의 종전 양해각서(MOU)에 서명한 장면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즉흥적인 이벤트였다.
프랑스 일간 르파리지앵은 18일 트럼프 대통령의 MOU 서명할 당시 뒷이야기를 전했다.
프랑스 외교 소식통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린 프랑스 에비앙에서 파리 외곽 베르사유 궁전에 도착한 17일 밤, 측근들은 이란과의 종전 협정이 최종 타결됐다고 보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자리에서 협정에 서명하기로 결정했다. 베르사유 궁전의 상징인 ‘거울의 방’을 둘러보던 그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하지만 곧 현실적인 문제가 등장했다. 합의문에 서명하려면 우선 문서를 인쇄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에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밤 11시가 넘은 시각 자신의 카운터파트인 장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에게 프린터를 구해달라고 요청했다.
즉시 참모 한 명이 동원됐고 몇 분 뒤 루비오 장관은 갓 인쇄한 문서를 손에 들고 만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이 문서를 함께 살펴볼 시간도 없었다. 만찬 테이블 위에 놓여 있던 접시들이 급히 치워졌고 그 자리에 영어와 페르시아어로 작성된 합의문이 놓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펜을 집어 들었고 이 장면을 지켜보던 30여명의 사람에게 “절대 쉽지 않았다. 장담한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미소를 띠며 이 장면을 지켜봤고 주위에 앉아 있던 참석자들도 이 역사적인 장면을 기록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꺼내 들었다.
대통령 테이블에 함께 앉아 있던 장관들도 예상치 못한 상황에 깜짝 놀랐다.
롤랑 레스퀴르 프랑스 경제 장관은 이날 RTL 방송에서 “프랑스 정부 장관들에게도 이는 뜻밖의 일이었다”고 놀라움을 표했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이 에비앙에 올지 확신하지 못한 프랑스 정부로선 믿기 힘든 장면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프랑스가 주재하는 G7 정상회의에 참석해 사흘 내내 머물렀을 뿐 아니라 마크롱 대통령이 미국 독립 250주년을 명분으로 마련한 베르사유 궁전 만찬까지 수락했다.
프랑스 외교 소식통은 베르사유 궁전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MOU에 서명한 건 ‘화룡점정’이자 프랑스 대통령에 대한 “신뢰와 존중의 증거”라고 평가했다.
장구슬([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