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G7참석·유럽순방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높아진 한국의 위상을 느꼈다”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유럽 순방 성과에 대해 직접 브리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는 미국 군함 10척에 대한 신속한 건조 요청을 받았다고 공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유럽·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순방 결과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이 대통령이 해외 순방 성과를 직접 브리핑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이번 브리핑에서 각국 정상과의 회담 내용을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일부터 8박 10일간 벨기에·이탈리아·바티칸을 차례로 방문했다. 이후 16∼17일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일정을 소화한 뒤 18일 귀국했다.
먼저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만남과 관련해선 “조선을 포함한 호혜적인 협력 방안에 대해 뜻을 같이 하고, 한·미·일 협력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군함 10척을 빠르게 건조해줄 수 있겠느냐는 의사를 제게 물어봤고, 저는 당연히 가능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당연히 한미 협력, 또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을 말씀하셨고, 저희도 그에 공감을 표했다”고 전했다.
두 정상은 16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부부 주최 만찬에서 옆자리에 앉아 한·미 동맹, 중동 정세, 한반도 문제 등을 주제로 2시간가량 대화를 이어갔다. 앞서 이날 오전 초청국 정상 단체사진 촬영 때는 두 정상은 마주 보고 대화를 나눴다. 두 정상이 조우한 건 지난해 10월 경주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이후 8개월 만이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에 대해 “공식 만찬을 비롯해 여러 계기에서 만나 허심탄회하게 깊은 대화를 나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일부러 만찬 자리에 트럼프 대통령과 자리를 붙였다고 말했다”며 “(마크롱 대통령이 한미 간) 얘기할 거리가 많다고 생각했다며 생색을 냈는데 이 점에 대해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오랜 시간 한반도 문제를 포함해 (대화를 나눴고)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문제에 깊이 있는 이해를 하고 있음을 알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평화, 이란 핵 문제 정책에 지지를 표했고 한반도의 긴장 완화와 지속 가능한 평화 정착을 위해 노력해달라 당부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당일 기념사진 촬영에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나눈 대화도 북한 문제였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북한 문제 어떻게 되어가나”라고 물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눴다고 소개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 핵무기를 고려하기 이전 단계에서 가능한 조치를 했어야 했는데 못해서 아쉽다”고 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저도 물론 그 점도 그 점이지만 다른 나라를 대하는 방식으로 북핵 문제를 대응하면 안 된다는 점도 분명히 말했다”며 “그 점에 대해 본인(트럼프 대통령)도 동의했고 해결 방안이 마땅치 않다는 게 고민이었던 거 같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G7참석·유럽순방 결과 브리핑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60조 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프로젝트 수주사업에 대해선 “종합적 판단으로는 상당히 기대를 갖고 있는데, 낙관하기에는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며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를 만났는데, 결과에 대해서는 전혀 감을 잡을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해당 프로젝트는 캐나다 해군이 2030년대 중반 퇴역할 예정인 빅토리아급 잠수함 4척을 대체하는 사업으로, 한국과 독일이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카니 총리와의 양자회담에 대해선 “원유, LNG, 핵심광물 등 포함한 안정적 에너지 공급망 구축을 위해 호혜적인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며 “이와 함께 캐나다의 방산 역량 강화 과정에 우리가 적극 협력해 나갈 준비가 돼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의 회담에 대해서는 “방위산업 분야에서 양국이 서로의 강점을 결합한 호혜적인 협력 모델을 모색해 나가자는데 함께 뜻을 모았다”라면서 “메르츠 총리도 이에 적극 공감했고 양국 간 협력 가능성을 더욱 확대해 나가자는 의지를 밝혀줬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올해 10월 한국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 비즈니스 회의를 계기로 메르츠 총리의 방한을 추진하고 경제산업 투자 분야 협력을 한층 심화해 나가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G7 참석·유럽 순방 결과 브리핑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또 레오 14세 교황 예방과 관련해선 “교황에게 내년 서울에서 개최되는 세계 청년대회를 계기로 방한을 요청했고, 방한 계기에 DMZ(비무장지대) 방문을 포함해서 가급적이면 북한 방문도 추진해 주도록 요청드렸다”며 “교황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추진해 보겠다고 했다”라고 밝혔다. 이번 순방에서 이 대통령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바티칸 교황 집무실인 사도궁에서 레오 14세 교황을 통역 1인만 배석한 채 단독으로 30분간 예방했다.
이어 “교황청에서 열린 평화와 연대를 위한 특별미사에 참석해 한반도 평화에 대한 우리 정부의 의지와 구상을 상세히 설명했다”며 “6·15 남북선언이 한반도에 남긴 화해와 협력의 정신, 평화를 향한 희망의 불씨가 여전히 살아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이어져야 한다는 점을 새삼 강조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 대통령은 레오 14세 교황에게 “국내 교구에 현직 추기경이 한 분도 없다”면서 “대한민국 600만 천주교인들을 위해서 추기경을, 국내 업무를 담당하는 현직 추기경을 임명해달라는 우리 한국 가톨릭계의 염원도 전달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