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조현욱 '투표용지 부족사태 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이 최종 조사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진상규명위원회(위원장 조현욱)가 19일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 등 수뇌부에 대한 수사 의뢰를 중앙선관위에 권고했다. 다만, 국민의힘 등 야권에서 요구하는 서울시장 등에 대한 재선거는 권고하지 않기로 했다.
조현욱 위원장은 이날 중앙선관위 과천청사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 여파로 사퇴한 노 전 위원장과 위철환 위원장 대행, 허철훈 전 사무총장 등 수뇌부 12명에 대해 “선거 관리 시스템의 총체적 부실에 관한 책임 소재에 따라 수사 의뢰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중앙선관위 외 서울시선관위원장과 상임위원·사무처장, 송파구선관위원장과 사무국장·선거담당관도 수사 의뢰 대상에 포함됐다. 진상규명위는 또 중앙·서울시·송파구선관위 직원 중 이번 사태와 관련된 실무자 6명에 대해선 징계를 권고했다고 밝혔다.
진상규명위 조사 결과 본투표가 실시된 지난 3일 ▶전국 1만4288개 투표소 중 140개소에서 투표용지 부족을 예상해 추가 용지를 송부받았고 ▶그중 91개소에서 실제 추가 투표용지를 사용했으며 ▶그중 26개소에선 용지 부족으로 투표 중단 사태가 발생했다. 조 위원장은 이 과정에서 “서울시선관위가 투표 시간 연장을 중앙선관위 보고·논의 없이 결정했고, 송파구 선관위가 (이를 고려하지 않고) 투표가 종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개표를 개시하는 일이 벌어졌다”며 “보고 체계 마비 및 선거 관리 시스템의 총체적 부실 상태”라고 지적했다.
진상규명위는 선관위의 투표용지 인쇄 예산이 유권자 수의 110%로 배정됐음에도 ‘전국 동시 지방선거 종합 관리 지침’에 따라 하한선인 50%를 기준으로 투표용지를 인쇄했다고 밝혔다. 그 이유로는 남는 투표용지 숫자와 폐기 비용 지출 과다 등에 대한 우려였다고 설명했다. 조 위원장은 “헌법상 권리인 국민 참정권을 극히 행정 편의주의적 발상으로 훼손한 것”이라며 이 같은 결정이 “중앙선관위 논의나 의결 없이 사무총장 전결로 졸속 결정됐다”고 짚었다.
조 위원장은 “선관위 해체에 가까운 대대적 혁신이 필요하다”며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으로 ▶중앙선관위원장 상근제 도입과 감사원의 직무 감찰 범위에 선관위 포함 ▶투표용지 인쇄 비율 (유권자 수의 최소) 70% 이상 상향 ▶중앙선관위 사무처 전결 범위 축소 ▶투표소별 투표율 현황 파악을 위한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등을 제시했다.
다만, 재선거는 권고하지 않았다. 조 위원장은 “재선거 요건은 공직선거법에 규정돼 있고 선거소청 등 법적 절차를 통해 법원 판단이 내려진 다음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19일 오후 5시40분 기준 중앙선관위에는 선거 과정과, 당선 효력에 대한 불복 절차인 선거 소청 총 275건이 접수됐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이 G7 정상회의를 위한 유럽 순방 결과 회견에서 선관위에 대한 ‘원포인트 개헌’을 언급하자,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께서 6·3 국민 참정권 훼손 사태의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진정성을 보이고자 한다면, 야당이 추천하는 선관위 특검부터 수용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진상규명위는 조 위원장을 포함해 법조인, 대학 교수 등 선관위 외부인사 6명으로 구성돼 지난 10일 조사에 착수해 19일 조사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