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 잠실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지하 출입문 안에서 용접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모습. 사진 SNS
경찰이 서울 잠실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봉쇄 시위 3일차인 지난 7일 경기장 지하 출입문을 부수고 드나든 무단 침입자 3명을 특정해 수사 중이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경기장 관리업체인 한국체육산업개발(주)로부터 재물손괴 등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받아 피의자 3명을 특정해 수사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앞서 관리업체는 7일 성명불상의 침입자들이 출입문을 훼손하고 지하 공간을 출입한 상황을 확인하고 경찰 수사를 요청했다. 경찰은 신원을 특정한 3명에게 출석해 조사를 받을 것을 통보했다.
출입문 훼손 사건이 발생한 이후인 지난 12일엔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지하로 통하는 철제 출입문을 용접하는 영상과 함께 이 행위가 주술적이라는 등의 음모론이 퍼지기도 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업체가 훼손된 출입문을 용접으로 보강하는 작업이었다고 한다. 관리업체 관계자는 “사람들이 계속 모여있기 때문에 임시 보강 조치를 한 것일 뿐이다. 출입문 훼손 혐의에 대해선 관할 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고,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 16일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한 시위 참가자가 대한체육회 등 입주 단체 관계자들의 진입을 막아서고 있다. 이 여성은 시위대 사이에서 올림픽 잔다르크(올다르크)로 불리고 있다. 뉴스1
경찰은 또 지난 16일 대한체육회와 산하 체육단체 9곳의 출입을 막은 이른바 ‘올다르크’(올림픽공원 잔다르크) 여성 등 9명을 업무방해 혐의 수사 대상자로 두고 2명의 신원을 특정해 출석을 요구했다. 또 여자핸드볼 주니어 대표선수들의 소지품을 검사하려 한 시위대 5명 중 3명을 특정해 이들 중 1명은 조사를 마쳤다.
올림픽 공원 시위 관련 사건은 ▶지하 출입문 파손 후 침입 ▶체육단체 출입 방해 ▶핸드볼 주니어 소지품 검사 외에도 ▶취재기자 폭행(3명 신원 특정) ▶경찰관 상대 불법행위 9건 ▶시민 상호 간 폭력행위 18건 등 30건이 넘는다. 경찰 관계자는 “국민불안 해소를 위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며 “모든 불법 행위에 대해 끝까지 추적해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고 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는 개표소 봉쇄 시위가 계속된 19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한편 올림픽공원 점거 시위가 2주 이상 장기화하면서 2030세대의 발길은 뜸해지고 있다. 돌덩이를 이용한 특수폭행, 자해 협박 소동 등 각종 사건 사고가 잇따른데다 부정선거 음모론을 제기하는 사람이나 유튜버 등이 몰려들며 투표용지 부족에 따른 참정권 침해를 규탄하는 순수 평화 시위에서 음모론과 갈등이 잇따르는 시위로 현장 분위기가 변했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에는 올림픽경기장 관할 송파경찰서 무기고를 털자는 글을 올린 20대 남성이 서울중랑서로 자수해 조사를 받았다.
성조기 문양이 새겨진 로마 병정 투구를 쓰고 세계선거기구협의회(A-WEB)의 부정선거 수출 음모론을 외치는 무리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유권자 권리 침해가 본질인데, 근거 없이 한미공조 국제수사 등 공허한 구호로 봉쇄 시위를 퇴색시킨다는 이유에서다. 부정선거 음모론 탓에 SNS에선 ‘참정권 기본권 수호’로 구호를 통일하자는 움직임도 있다.
17일 오전 잠실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2-1 출입구 앞에 청년들이 성조기 문양의 로마 병정 투구를 쓰고 부정선거를 주장하고 있다. 김창용 기자
참정권 보장을 외치는 시위 취지엔 공감하면서도 핸드볼경기장을 계속 봉쇄할 의미가 없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전모씨(40대)는“투표용지 버전이 2가지였다는 이유가 개표소를 봉쇄할 가장 큰 이유였는데, 낭설로 정리되고 있다”며 “송파 개표소는 이제 더는 상징적인 공간이 아니다”라고 했다.
다만 그러면서도 “경찰이 잠실7동 2투표소에서 투표함을 꺼내려고 시민들을 뜯어내는 모습에 충격받은 시민들이 많다”(올림픽공원 시위 자원봉사자)는 의견도 있었다.
한편 봉쇄 장기화로 핸드볼경기장 입주 체육단체 피해도 불어나고 있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핸드볼·펜싱·당구 등 9개 종목단체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피해금액은 41억4100여만원(지난 15일 기준)으로 추산됐다. 피해가 가장 큰 곳은 피해금액을 10억2500만원으로 집계한 펜싱협회다.
19일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조현욱 투표용지 부족사태 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이 최종 조사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앙선관위 투표용지 부족사태 진상규명위원회는 조사 마지막 날인 이날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과 위철환 상임위원, 허철훈 전 사무총장, 강동완 사무차장, 윤재수 전 선거정책실장 등 총 12명에 대한 수사 의뢰를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