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이른바 '연어 술파티' 위증 등 혐의 사건 국민참여재판 열리는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 204호 대법정. 이 전 부지사 국민참여재판은 오는 8일부터 19일까지 주말을 제외한 10일간, 역대 최장기 국민참여재판에 들어갈 예정이다. 뉴스1
이화영 전 경기도평화부지사의 국민참여재판이 19일 검찰 구형과 피고인 측 최후 변론, 배심원 평의·선고를 끝으로 모든 심리 절차가 마무리된다. 검찰과 이 전 부지사 측은 기일마다▶정치자금법 위반 혐의(8∼9일) ▶직권남용 등 혐의(10∼12일)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12일·15∼17일) ▶공소권 남용 주장(18일)에 대한 첨예한 공방을 이어갔다. 검찰은 이날 직권남용 등·국회증언감정법 등 혐의에 대해 징역 2년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분리해 벌금 500만 원을 각각 구형했다. 이 가운데에서 눈길을 끄는 장면들을 추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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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쌍방울 “이화영 요청으로 후원”…이화영 “나와 무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의 쟁점은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이 전 부지사의 요청으로 이재명 대통령(당시 경기지사)에게 후원했는지다.
첫 증인으로 나온 김 전 회장은 초반 “범행 공모가 아닌 이 전 부지사의 인간적 부탁으로 후원했다”며 공모를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이 과거 검찰 조서와 법정 증언 기록을 제시하며 추궁하자 “(이 전 부지사가 후원을 부탁했다고) 그렇게 증언했다면 사실관계를 말한 것 같다”며 입장을 바꿨다. 다음날 증인으로 출석한 방용철 전 쌍방울 부회장도 “2018년 당시 이 전 부지사에게 전화해 후원 방법을 묻자 ‘한 번에 들어가면 안 되고 나눠서 들어가는 게 좋다’, ‘회사 이름이 알려지면 안 된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했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쌍방울 사외이사 시절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과 비비안 행사장에서 촬영한 사진. 독자 제공
반면 이 전 부지사 측은 “쌍방울 측의 후원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의 진술을 증명할 물증이 없는 점과 수사 과정에서 압박을 받아 허위 진술을 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에 방 전 부회장은 “(내가) 처벌(집행유예)받은 항목 중 증거인멸이 있다. (증거를 남겨 놓지 않아서) 회장의 단점이 됐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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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반대에도 北 묘목·밀가루 지원…“적법행정 절차”
직권남용 등 혐의는 2019년 3월 ‘북한 산림복구’ 명목으로 북한에 금송 묘목 11만주(5억원 상당)를 보내기 위해 공무원들에게 부당한 지시를 했다는 내용이다. 당시 공무원들은 “금송은 관상용”이라며 반대 의견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전 부지사의 공범으로 기소된 신명섭 전 경기도 평화협력국장은 증인으로 출석해 “대북 지원은 통일부 승인을 거친 적법한 행정 절차”라고 주장했다. 산림청 산하기관 전문가와 당시 통일부 교류협력국 과장도 “절차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
2018년 11월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왼쪽)가 경기도 성남 제2판교테크노밸리를 방문한 이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아태위) 부위원장(왼쪽 둘째) 등 북한 대표단과 기념촬영하는 모습. 오른쪽은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장.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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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검찰청 술파티 의혹…거짓말 탐지기 공방으로 이어져
이번 재판의 최대 관심사는 ‘검찰청 연어 술파티 의혹’이다.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가 한창이던 2023년 5월 17일 쌍방울 그룹 관계자를 통해 수원지검에 연어와 술이 반입됐고, 진술 회유가 있었다는 내용이다. 재판부는 사건 장소로 지목된 검사실을 현장검증하는 등 12일 오후부터 15~17일까지 해당 의혹을 집중 심리했다.
당시 이 전 부지사와 함께 검사실을 찾은 교도관과 쌍방울 관계자, 이 전 부지사의 변호사였던 설주완 변호사는 “술자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했다. 수사 검사였던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 검사는 “(이화영의) 망상”이라고 밝혔다. 지난 8일에 이어 16일 다시 증인석에 선 김 전 쌍방울그룹 회장은 변호인의 추궁에 이 전 부지사를 향해 “제가 비행기 왜 탔는지 알고 계시지 않냐. 저한테 잠시 (해외에) 나가 있으라고. 그때 청담식당에서 소낙비는 피하라고. 저를 이렇게 매도하면 되냐. 돈 내라고 해서 돈 내고, 자기가(이화영) 차 타고 다니고 법인카드 쓴 것도 내가 다 내고 누구 때문에 그랬냐. 왜 남 탓이냐”고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검찰도 술을 마신 날짜와 시간, 당시 상황 설명 등 이 전 부지사의 주장이 계속 바뀌는 점과 검찰청사 안으로 술이 반입될 수 없는 점 등을 강조했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가 초반엔 ‘술을 마셨다’고 했다가 ‘마신 적이 없다’고 번복하고 법무부 조사에선 술자리 시간이 2시간이라고 하더니 현장검증에선 (음주 시간이) 30분이라고 말을 바꾸는 등 계속 말이 바뀌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16일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가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검사실 술 파티 위증' 혐의 국민참여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지난 17일 이 전 부지사 측 증인으로 나온 동료 재소자는 “이 전 부지사가 ‘술 한잔해서 기분 좋다’고 말하는 걸 들었다”고 진술했다. 이 전 부지사 측도 ‘거짓말 탐지기(심리생리검사) 조사 결과 이 전 부지사의 진술 신빙성이 높다’는 내용이 담긴 대검찰청의 통합심리분석 결과보고서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시 술자리에 있었던 쌍방울 관계자들은 거짓말 탐지기 조사 동의를 철회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발한 박 검사는 검찰을 통해 추가 증인신청 및 거짓말탐지기 조사 요청서를 제출했으나 불채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