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65세 정년’ 윤곽 나왔는데…민주당, 청년 민심 무서워 주춤

중앙일보

2026.06.19 14:00 2026.06.19 14:45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과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65세 정년연장 입법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과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65세 정년연장 입법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정년연장특별위원회가 노사와의 만남을 또다시 연기했다. 이를 두고 정년연장 논의를 둘러싼 당정의 부담과 고민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청년고용 상황이 악화하면서 정년연장 추진이 세대 간 일자리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당초 더불어민주당 정년연장특위는 이번 주 노동계와 경영계를 만나 실무회의를 열고 정년연장안을 논의한 뒤 이달 말까지 최종안을 내놓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노사와의 만남을 다시 미룬 것으로 확인됐다. 특위는 다음 주 회의를 다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일정도 확정하지 않은 상태다. 익명을 요청한 정년연장 특위 참여자는 “실무회의와 전원회의 등 거쳐야 할 절차가 남아 있어 현재로서는 6월 말 발표가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특위 안의 윤곽은 이미 나와있다. 우선 법정 정년을 2029년 61세로 연장한 뒤 2년마다 1세씩 늘려, 8년 뒤인 2037년에는 65세까지 상향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 경우 2029년 60세가 되는 1969년생부터 적용 대상이 될 전망이다. 법정 정년연장과 함께 ‘징검다리’ 역할을 할 퇴직 후 재고용 제도도 병행 추진된다. 퇴직 후 재고용은 근로자가 정년퇴직한 뒤 기존 직장에서 새로운 근로계약을 맺고 다시 일하는 방식이다. 재고용 연령은 2028년 61세를 시작으로 2029년 62세, 2031년 63세, 2033년 64세, 2035년 65세까지 단계적으로 높이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정년연장 대상자의 근로시간 조정과 임금체계 개편 등을 한시적으로 허용하는 취업규칙 특례 규정도 마련하는 내용도 논의되고 있다. 정년연장에 따른 재계 부담을 고려한 내용이다. 현행법상 임금 삭감 등 근로자에게 불리한 취업규칙 변경을 하려면 근로자대표나 노조의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이를 의견 청취 절차로 완화하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퇴직 후 재고용의 경우 희망자를 원칙적으로 전원 재고용하되, 건강상 이유나 업무상 비위행위 등으로 직무 수행에 중대한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제외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것도 논의 테이블에 올라있다.

지난 12월 민주당이 제시한 정년연장 중재안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국회]

지난 12월 민주당이 제시한 정년연장 중재안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국회]



이번 안은 민주당 특위가 마련한 3가지 안 가운데 ▶시행 시기 ▶임금체계 개편 ▶근로자 선별권 등 3대 쟁점에서 노동계와 경영계의 요구를 일부씩 반영한 절충안 성격이 강하다. 그러나 경영계와 노동계 모두 시행 시기를 두고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 경영계는 정년연장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고 보는 반면, 노동계는 고령층 소득 공백을 고려하면 오히려 늦다는 입장이다.

또한 노동계는 정년연장 대상자의 근로시간 조정과 임금체계 개편을 위해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요건을 완화하는 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반대로 경영계는 퇴직 후 재고용 과정에서 희망자를 원칙적으로 전원 재고용하도록 할 경우, 업무 수행 능력이나 조직 상황을 고려한 선별이 사실상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이 노사 반발보다 더 크게 의식하는 것은 청년층의 반응이다. 최근 청년고용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정년연장이 신규 채용 축소나 일자리 진입 지연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위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2030세대에게 정년연장이 긍정적인 사안으로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만큼, 당과 대통령실 모두 추진을 두고 고민이 깊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5월 15~29세 청년층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25만5000명 줄었다. 코로나19 영향이 컸던 2021년 1월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청년층 고용률도 43.8%로 전년 동기 대비 2.4%포인트 하락했다. 청년층 고용률은 2024년 5월부터 25개월째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청년고용 상황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가운데, 중장년층에 혜택이 집중되는 정년연장을 지금 추진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 최근 지방선거 투표 결과에서 청년층의 민심 변화가 확인된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결국 다음 주 노사를 만나 특위 안을 공유할 수 있느냐가 이달 말 정년연장안 발표와 추진 여부를 가를 마지막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만약 이달 말 발표 시점을 넘기면 국회 원 구성 등 정치 일정과 맞물려 논의가 하반기로 밀리고, 추진 동력도 약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연주([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