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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2K 유행, 이번엔 ‘젤리’다…Z세대 “이건 20년 전과 달라요” 왜

중앙일보

2026.06.1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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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 동대문구 신발도매상가에 폴리염화비닐(PVC) 소재의 '젤리 슈즈'가 쌓여있다. 노유림 기자

17일 서울 동대문구 신발도매상가에 폴리염화비닐(PVC) 소재의 '젤리 슈즈'가 쌓여있다. 노유림 기자

#1. 지난 16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신발도매상가. 상가 골목을 따라 늘어진 신발가게마다 입구에 알록달록한 ‘젤리 슈즈’가 진열돼있었다. 상인들은 젤리 슈즈 위에 여러가지 파츠(parts, 장식용 소품)를 끼워보이며 신발 꾸미는 법을 알려주기도 했다. 이날 친구와 함께 젤리 슈즈 두 켤레를 고른 선예린(27)씨는 “소셜미디어(SNS)에서 지인들이 신발을 꾸며 신은 게 예뻐 보여서 사러 왔다”고 말했다.


#2. 지난달 ‘젤리 버킨백’을 구매한 김서하(31)씨는 이달 들어 젤리 가방을 하나 더 장만했다. 각 가방 색상마다 어울리는 액세서리도 따로 달았다. 김씨는 “평소 유행에 민감한 편인데 요즘 젤리 가방을 메고 다니는 사람을 꽤 많이 봤다”며 “소재가 가볍고 디자인도 귀여워 맘에 든다”고 했다.

럭셔리 브랜드 에르메스의 '버킨백' 디자인과 유사한 '젤리 버킨백'. 폴리염화비닐(PVC) 소재로 만들어진 젤리 가방은 젤리 슈즈와 함께 최근 유행하고 있다. 사진 독자제공

럭셔리 브랜드 에르메스의 '버킨백' 디자인과 유사한 '젤리 버킨백'. 폴리염화비닐(PVC) 소재로 만들어진 젤리 가방은 젤리 슈즈와 함께 최근 유행하고 있다. 사진 독자제공

일명 ‘젤리’로 불리는 폴리염화비닐(PVC) 소재의 잡화류가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PVC 소재 신발과 가방은 2000년대 초반 이른바 ‘Y2K(2000년대 초반) 패션’으로 인기를 끌었는데, 최근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를 중심으로 20년 만에 재유행하고 있다.


19일 패션·잡화 플랫폼 에이블리에 따르면 PVC 소재 패션 제품들은 거래액과 검색량이 크게 늘었다. 최근 한 달 간(지난달 16일부터 이달 16일) ‘젤리 가방’ 관련 검색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95배(9298%) 폭증했고, 거래액도 약 88배(8711%) 늘었다. 같은 기간 젤리 쪼리(발가락 사이를 드러내는 플립플롭) 검색량은 약 37배, 젤리 샌들 거래액은 약 10배 늘었다.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도 같은 기간 젤리백, 젤리 슈즈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37%, 2512%씩 증가했다. 카카오스타일 관계자는 “올해 늦봄, 여름 시즌 패션 트렌드로 PVC 소재 상품이 급부상하고 있다”며 “특히 가방과 신발을 꾸밀 수 있는 파츠 거래액도 전년 동기대비 20배 이상 뛰는 등 ‘나만의 패션’을 원하는 소비자 수요가 늘었다”고 말했다.


17일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종합시장에 위치한 한 점포에서 판매중인 폴리염화비닐(PVC) 소재의 '젤리 슈즈'와 꾸밀 수 있는 장식품인 파츠. 노유림 기자

17일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종합시장에 위치한 한 점포에서 판매중인 폴리염화비닐(PVC) 소재의 '젤리 슈즈'와 꾸밀 수 있는 장식품인 파츠. 노유림 기자

17일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종합시장에 위치한 한 상가에서 판매중인 폴리염화비닐(PVC) 소재의 '젤리 슈즈'와 꾸밀 수 있는 장식품인 파츠. 노유림 기자

17일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종합시장에 위치한 한 상가에서 판매중인 폴리염화비닐(PVC) 소재의 '젤리 슈즈'와 꾸밀 수 있는 장식품인 파츠. 노유림 기자

전문가들은 돌아온 젤리 패션 열풍이 레트로(복고) 유행에 개성을 중시하는 Z세대의 소비 성향이 맞물린 결과라고 풀이했다. 특히 SNS에 자신만의 취향과 개성을 드러내는 데 익숙한 Z세대는 자신을 표현하고 차별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패션 아이템을 활용한다고 짚었다.

실제로 동대문 신발도매상가에서 젤리 슈즈를 구매한 이지은(27)씨는 “SNS에 올라온 젤리 슈즈 디자인을 참고하긴 해도 똑같이 따라하진 않는다. 직접 좋아하는 파츠를 골라 나만의 신발을 갖고 싶다”고 말했다.


17일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신발도매상가에 위치한 한 상가에서 '젤리 슈즈'를 구매한 선예린씨는 ″신발을 사서 꾸미고 싶은 디자인을 미리 정해왔다″고 말했다. 노유림 기자

17일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신발도매상가에 위치한 한 상가에서 '젤리 슈즈'를 구매한 선예린씨는 ″신발을 사서 꾸미고 싶은 디자인을 미리 정해왔다″고 말했다. 노유림 기자

시장조사업체 오픈서베이가 Z세대 1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Z세대 트렌드 리포트 2025’에 따르면 Z세대 10명 중 9명(89%)은 개인의 성향과 취향을 파악하기 위한 콘텐트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10명 중 6명은 관련 정보를 주로 SNS에서 습득한다(61.7%)고 답했다.

김창호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PVC 소재 패션 잡화는 과거 유행을 누렸던 40·50대 소비자가 아닌 Z세대 소비자에 인기를 끌며 새로운 시장 수요가 발생했다”며 “업계에서도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해 파츠 등 소비자가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관련 제품군을 확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노유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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