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로 인해 개인 장비를 급하게 조달해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펜싱 국가대표 오상욱이 뉴델리 아시아선수권대회 참가를 위해 1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펜싱의 간판 오상욱(대전광역시청)이 2년 만에 아시아선수권대회 남자 사브르 개인전 정상에 복귀했다.
오상욱은 19일(현지시간) 인도 델리에서 열린 2026 아시아선수권대회 남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에서 중국의 뤄샤오퉁을 15-8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오상욱은 2024년 대회 우승 이후 2년 만에 아시아선수권 개인전 정상에 복귀했다.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인전과 단체전을 석권했던 오상욱은 오는 9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타이틀 방어를 앞두고 상승세를 이어가게 됐다.
오상욱은 32강전에서 카란 싱(인도)을 15-11로 제압한 뒤 16강에서 이슬람베크 아브다조프(우즈베키스탄)를 15-6으로 완파했다. 이어 8강에서 고쿠보 마오(일본)를 15-12로 꺾었고 준결승에서는 지난해 우승자인 도경동(대구광역시청)을 15-9로 물리며 결승에 올랐다.
도경동은 타이틀 방어에는 실패했지만 동메달을 차지하며 2년 연속 아시아선수권 개인전 입상에 성공했다.
아시아선수권대회 개인전 우승한 오상욱(윗줄 왼쪽에서 두 번째)과 동메달 획득한 도경동(오른쪽에서 두 번째). 사진 대한펜싱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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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 봉쇄에 장비 반출 못 해
이번 대회는 대표팀이 협회 봉쇄로 장비를 반출하지 못한 채 치러졌다.
대한펜싱협회가 입주한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은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는 봉쇄 시위로 출입이 막힌 상태다. 이로 인해 협회 행정 기능도 사실상 마비됐다.
펜싱을 비롯해 수영 등 대한체육회 산하 9개 종목 단체가 이 건물에 사무실을 두고 있지만 관계자들은 필요한 장비와 자료를 제때 반출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16일 체육단체 관계자들은 사무실 진입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국민의힘 의원들과 협상 끝에 ▶생중계용 방송 카메라 2대 배치 ▶단체별 2명씩 순차 출입 ▶건물 퇴장 시 소지품 검문검색 등 시위대 요구 조건을 모두 수용했지만 시위 참가자 1명이 출입구를 막아 진입이 무산됐다.
결국 대표팀은 협회 사무실에 보관된 장비를 가져오지 못했고 선수들은 소속팀이나 동료 선수들의 도움을 받아 장비를 마련해야 했다.
원우영 남자 펜싱 대표팀 코치는 “개인 및 새 장비들이 경기장에 있는데 출입이 막혀 선수들이 직접 장비를 구하며 조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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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선수권·아시안게임 준비도 차질
협회는 선수 장비 문제뿐 아니라 국제대회 운영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6월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이어 7월 세계선수권대회와 9월 아시안게임이 예정돼 있지만 각종 비용 송금과 행정 업무 처리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계획된 해외 전지훈련 준비 역시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대표팀은 성과를 냈다. 아시아펜싱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최신원 대한펜싱협회장은 현지를 찾아 선수단을 격려했다.
오상욱과 도경동은 오는 22일 열리는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다시 한번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한편 여자 플뢰레 개인전에서는 모별이(인천광역시 중구청)가 한국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7위에 올랐다.
남자 사브르 대표팀 원우영 코치(왼쪽부터), 최신원 대한펜싱협회장, 국가대표 오상욱. 사진 대한펜싱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