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취업이 보장되는 반도체 계약학과의 입시 경쟁력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정시 합격선이 서울대 자연과학대학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학과는 지방 의대 합격선과 비슷하거나 더 높은 수준을 기록하며 자연계 최상위권 수험생들의 새로운 선택지로 떠오르고 있다.
21일 종로학원이 2026학년도 정시 모집 결과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연세대·고려대·한양대·성균관대·서강대 등 서울 주요 대학 반도체 계약학과 합격자의 수능 국어·수학·탐구 평균 점수는 96.2점으로 집계됐다.
이는 서울대 자연대 평균 합격 점수인 95.8점을 소폭 웃도는 수치다.
대학별로는 한양대 반도체공학과가 98.0점으로 가장 높은 합격선을 기록했다. 이어 고려대 97.0점, 성균관대 96.0점, 서강대와 연세대가 각각 95.0점을 기록했다.
계약 기업별로는 SK하이닉스와 채용 협약을 맺은 고려대·서강대·한양대의 평균 합격 점수가 96.7점으로, 삼성전자와 계약한 연세대·성균관대의 평균 점수 95.5점보다 1.2점 높았다.
특히 반도체 계약학과는 자연계 최상위권 학생들이 선호하는 의대 합격선에도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6학년도 지방권 의대 정시 평균 합격 점수는 97.2점으로, 한양대 반도체공학과보다 낮고 고려대 반도체공학과와는 비슷한 수준이었다. 경인권 의대 평균 합격 점수는 99.0점, 서울권 의대는 98.8점으로 집계돼 반도체 계약학과와의 격차도 크지 않았다.
입시업계에서는 2027학년도부터 지역의사제 도입 등에 따라 의대 모집 인원이 늘어날 경우 반도체 계약학과의 상대적 경쟁력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반도체 계약학과와 의대에 동시 합격한 수험생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가 향후 입시 판도를 좌우할 변수"라며 "선택 결과에 따라 의대와 계약학과의 합격선이 모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현재 흐름이라면 반도체 계약학과와 서울대 공대에 동시에 합격할 경우 계약학과를 선택하는 학생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서울대 자연대 합격선 역시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