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소염진통제 ‘안티푸라민’, 국가대표 영양제 ‘삐콤씨’에서 글로벌 폐암 신약 ‘렉라자’까지. 유한양행이 창립 100주년이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국내 상장사 가운데 창립 100주년을 맞은 기업은 유한양행이 11번째다.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가 지난 20일 서울 대방동 윌로우하우스에서 열린 창립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 유한양행
21일 유한양행에 따르면 조욱제 대표이사는 지난 20일 서울 동작구 대방동 ‘윌로우하우스’에서 열린 창립 100주년 기념식에서 “글로벌 혁신 제약사로 도약해 국민 건강을 넘어 인류 건강에 기여하는 새로운 여정을 걷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한양행이 100년의 길을 걸어올 수 있었던 것은 끊임없이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혁신 정신과 원칙과 품격을 지키는 진정성 있는 기업문화 덕분”이라고 했다.
유한양행의 100년 역사는 창업자인 고(故) 유일한 박사의 철학과 맞닿아 있다. 1895년 평양에서 태어난 유 박사는 미국에서 사업가로 성공했지만, 일제강점기가 한창이던 1926년 조선으로 돌아와 ‘건강한 국민만이 나라를 되찾을 수 있다’는 신념으로 유한양행을 세웠다. 이후 유한양행은 ‘가장 좋은 상품을 만들어 국가와 동포에게 도움을 주자’는 창업 정신을 바탕으로 안티푸라민(1933년) 등을 출시하며 국민 기업으로 성장해왔다.
유한양행 창업주 유일한(1895~1971) 박사. 사진 유한양행
유 박사는 한국 사회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뿌리내린 선구자로 알려져 있다. 1936년 국내 최초로 종업원 지주제를 도입해 직원들과 성과를 나눴고, 1962년 제약업계 최초로 주식을 상장해 자본과 경영을 분리했다. 1969년에는 회사 임원으로 재직하던 친인척을 물러나게 하고, 평사원부터 성장한 내부 인사에게 경영권을 넘겼다. 1971년 별세 당시에는 “손녀의 대학 교육비를 제외한 전 재산을 교육과 사회 사업에 사용하라”는 유언을 남겨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실천하는 자세)의 상징으로 평가받는다.
유한양행은 최근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를 통해 글로벌 혁신 제약사로의 도약에 속도를 내고 있다. 렉라자는 국내 항암 신약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유한양행 관계자는 “창업정신이 유한의 100년을 만들었다”며 “앞으로도 신약 개발과 글로벌 협력을 통해 인류 건강 증진에 기여하며 새로운 100년을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가 열린 윌로우하우스는 1962년부터 약 35년간 유한양행 본사로 쓰인 건물이다. 회사는 창립 100주년을 맞아 이 건물을 리모델링해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새롭게 조성했다. 기념식에는 조 대표와 김열홍 연구개발(R&D) 사장을 비롯해 원희목 유한재단 이사장, 최상후 유한학원 이사장, 전·현직 임직원 및 장기근속자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