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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대체 어떻게 당선된거요”…‘盧 대통령’ 만든 이회창 패착

중앙일보

2026.06.21 00:02 2026.06.21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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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회 ‘부메랑’ 된 이회창의 그 선택


정치인은 마라토너를 닮았다. 언제 끝날까 싶은 먼 거리를 달리다 보면 반드시 숨이 끊어질 듯 힘든 오르막을 만난다. 그런가 하면 충격과 피로를 피하기 위해 속도와 주법을 바꿔야 하는 내리막도 만나게 마련이다.

나는 긴 정치 인생에서 그런 과정을 여러 번 경험했다. 이를 통해 완급 조절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걸 깨달을 수 있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국회의원직 사퇴 이후의 워싱턴 행은 내게 그런 의미가 있었다.

그런데 워싱턴으로 가기 전 나는 숙제를 하나 떠안았다. 내가 속한 한나라당의 최고 권력자, 이회창 총재와의 만남 이후 생긴 숙제였다.

2007년 1월 3일 당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이회창 전 한나라당 대표 자택을 방문해 대화하고 있다. 중앙포토

2007년 1월 3일 당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이회창 전 한나라당 대표 자택을 방문해 대화하고 있다. 중앙포토

이 총재로부터 전화가 걸려온 건 내가 미국 행을 결심하고 준비하던 1998년 봄이었다. “긴히 물어볼 게 있다”는 요청에 응해 그의 서울 종로구 명륜동 자택을 방문했다.

" 이 의원, 마음고생이 심할 텐데 이리 불러 송구합니다. 한 가지 궁금한 게 있어서…. "

그는 잠시 뜸을 들이더니 말을 이었다.

" 내가 종로 재보궐 선거(1998년 7월)에 나가면 어떨 것 같아요? "

종로는 바로 내가 내놓은 지역구였다.

이 총재는 당시 보수의 아이콘이었다. 문민정부 감사원장과 국무총리를 역임하면서 자신을 발탁해준 YS(김영삼 전 대통령)에게도 소신을 굽히지 않고 맞섰던 그는 그 결과 ‘대쪽’이란 별명과 대중적 인기를 얻었다.

그 인기를 토대로 당권을 거머쥔 그는 15대 대선(1997년 12월)을 불과 한 달 여 앞두고 당시 여당(신한국당)과 조순 총재가 이끌던 통합민주당을 합당시켜 한나라당을 창당했다. 외환위기로 인기가 급추락한 YS와 결별하고 ‘이회창’ 브랜드로 대선을 치르기 위해서였다.

1997년 11월 29일 15대 대선에 출마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가 서울역 앞에서 조순 총재와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중앙포토

1997년 11월 29일 15대 대선에 출마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가 서울역 앞에서 조순 총재와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중앙포토

그는 애초 가장 유력한 대선 주자였지만,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이라는 예상 밖의 깜짝 승부수와 이인제 전 노동부 장관의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불복 및 대선 독자 출마 때문에 DJ(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패해 정권을 내주고 말았다.

하지만 대선 패배 이후에도 그는 건재했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거대 야당을 이끌던 그는 다음 대선에서도 여전히 가장 유력한 야당의 대통령 후보로 손꼽히고 있었다. 그랬던 만큼 다음 행보가 매우 중요했다. 나의 사퇴로 공석이 된 종로 지역구는 ‘정치 1번지’라는 상징성을 고려할 때 분명 그의 체급에 걸맞은 곳이었다.

그래서 그는 1998년 7월로 예정된 종로 재보궐 선거 출마를 저울질하다가 나를 부른 것이었다. 그런데 나는 그의 고민이 잘 이해되지 않았다.

" 아니, 총재님은 종로에서 나고 자라시지 않으셨습니까. 부모님께서도 종로에 사시고요. 게다가 종로에서 고등학교와 대학을 다니셨는데, 뭐가 걱정이십니까. 분명히 당선되실 겁니다. "

나의 확신에 찬 답변을 듣고도 그의 표정은 썩 밝지 않았다. 정확히는 얼굴에 고민이 묻어 있었다.

나는 내 경험을 토대로 재차 조언했다.

" 줄곧 강남에서만 살았고, 종로에는 별다른 인연도 없었던 제가 당선되지 않았습니까. 그것도 큰 표차로요. 총재님도 충분히 지지를 얻으실 수 있을 겁니다. 게다가 총재님은 원내 제1당의 당수이시고 종로 토박이신데, 뭘 걱정하십니까. "

이 총재는 서류 하나를 슬그머니 꺼낸 뒤 나에게 내밀었다.

" 이 의원, 내가 조사해보니 이렇던데…. "

그러더니 그가 뜻밖의 말을 꺼냈다.

" 이 의원, 도대체 어떻게 당선된 거요? "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세요.

“MB, 대체 어떻게 당선된거요”…‘盧 대통령’ 만든 이회창 패착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38224


서승욱.박진석.김상진.김기정.왕준열([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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