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폰~ 닛폰~”
21일 오후 3시, 북중미 월드컵 F조 2차전에서 승리가 확정되자 일본 도쿄의 번화가 시부야 거리는 환호로 물들었다. 일본 시민들은 물론 외국인까지 밀려들면서 거리는 정상적인 보행이 어려울 정도로 인파로 가득찼다.
이들이 일제히 달려간 곳은 도쿄의 명물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 보행 신호가 바뀌는 동안 교차로 한가운데서 “닛폰”을 외치며 벌이는 거리 응원이다. 이번 월드컵을 거치며 유명한 퍼포먼스로 자리잡았다.
신호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일부는 월드컵 모형을 들거나 물을 뿌리며 응원을 이어가 분위기를 돋구기도 했다.
시부야는 도쿄의 대표적 번화가이지만, 이날이 일요일인데다 오후 1시에 경기가 시작되다보니 평소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밀려들었다. 이날 인파를 예상해 도쿄 경시청은 일찌감치 거리 곳곳에 교통 경찰들을 배치했지만, 워낙 많은 인파가 몰려 통제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도 있었다. 일부 경찰관들은 메가폰을 잡고 “질서를 유지해달라”고 외치기도 했다.
21일 일본 도쿄 시부야에서 월드컵 F조 2차전 튀니지와의 경기 승리에 환호하는 일본 시민들. 유성운 기자
일본은 이날 오후 1시 열린 북중미 월드컵 F조 2차전에서 튀니지를 상대로 4:0 대승을 거뒀다. 중원의 핵심인 구보 다케후사(久保建英)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이를 일축하듯 전반과 후반 각각 2골을 넣으며 튀니지를 가볍게 눌렀다.
1차전에서 강호 네덜란드를 상대로 2:2로 비기며 저력을 보여준 일본은 이로써 1승1무로 네덜란드와 함께 승점 4점 골득실 4를 기록했다. 하지만, 다득점에서 1골이 적어 조2위에 머물렀다.
6월 21일 북중미 월드컵 F조 2차전에서 튀니지를 상대로 4:0 승리를 거두자 도쿄 시부야에서 승리를 자축하는 일본 시민들. 유성운 기자
이날 도쿄 시부야 미야시타 파크에 마련된 공동 응원 구역은 일본 유니폼을 입고 응원하는 시민들로 가득했다. 일본이 골을 넣을 때마다 환호하던 시민들은 경기를 마치자 일제히 박수를 치며 자축했다. 다케다 게이스케(38)는 “승리를 의심하지 않았지만, 기대 이상의 결과”라며 “3차전에서도 승리를 거둬 조1위로 올라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학생 나기사와 고하루는 “전반부터 일찍 점수를 내서 다행이다. 패스가 정말 좋았다”며 “일본이 우승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6월 21일 북중미 월드컵 F조 2차전에서 튀니지를 상대로 4:0 승리를 거두자 도쿄 시부야에서 승리를 자축하는 일본 시민들. 유성운 기자
일본 언론들도 일제히 승리 소식을 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대회에서 일본은 첫 경기에서 강호 독일을 꺾었지만, 2차전 코스타리카전에서 뼈아픈 패배를 당한 바 있다”며 ”4년 전의 쓰라린 경험을 기억하는 나가토모 유토(長友佑都)를 비롯한 베테랑 선수들이 팀의 중심을 잡았고, 자만심 없이 경기에 임했다. 4년 동안의 성장과 더불어, 일본의 강점인 ‘누가 출전해도 연계 플레이가 가능하다’(나카무라)라는 일체감을 확실히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모리야스 하지메(森保一)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준비하고, 과감하게 퍼포먼스를 보여줬다”라며 선수들을 칭찬했다. 일본은 최고의 분위기 속에서 26일 조별리그 최종전인 스웨덴전에 임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