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난청은 ‘노인성 질환’이란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최근 의료 현장에선 10~30대 젊은 층의 난청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과 무선 이어폰 사용이 일상이 된 이후 소음성 난청은 더는 특정 연령대만의 문제가 아니게 됐다.
문제는 많은 젊은 사람이 ‘나는 아직 젊으니까 괜찮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청각 세포는 매우 예민한 조직이다. 큰 소음에 노출되면 귓속 달팽이관의 청각 세포가 손상된다. 이런 노출의 반복으로 손상이 누적돼 청각 세포가 소실될 경우 자연적으로 재생되지 않는다. 특히 소음성 난청은 초기에 환자가 스스로 알아채기 어렵다는 점이 위험하다. 청력 손상은 일상적인 말소리가 오가는 주파수 영역이 아닌 고음역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초기에는 일상 대화에서 별다른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다. 음악 감상 등 고음역 청취가 필요한 상황에서도 단순히 볼륨을 조금 높이면 큰 문제 없이 들리므로 대부분 이를 일시적인 현상 정도로 여기고 방치한다.
더 큰 문제는 젊은 시절의 청력 손상이 단순히 현재의 불편함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젊을 때 반복된 소음 노출은 청력 노화를 앞당긴다. 결국 중년 이후 의사소통 장애가 빨리 찾아오고, 고령기에는 우울증과 사회적 고립, 인지 기능 저하, 치매 위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다행히 소음성 난청은 예방이 가능한 질환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어폰 사용 습관을 바꾸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음향 기기 볼륨을 최대 음량의 60% 이하로 유지하고, 장시간 연속 사용을 피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대한이비인후과학회 역시 같은 기준을 권고하고 있으며, 가능하다면 1시간 사용 후 5~10분 귀를 쉬게 하는 것이 좋다.
지하철이나 버스처럼 시끄러운 환경에서는 무의식적으로 볼륨을 크게 높이게 되는데, 이땐 외부 소음을 줄여주는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청력 보호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오래, 얼마나 크게 듣느냐’다. 난청은 조기에 발견할수록 질병 진행을 늦추고 삶의 질 저하를 예방할 수 있다. 특히 이어폰 사용이 잦거나 공연장·클럽·소음 환경에 자주 노출되는 사람이라면 정기적인 청력 검사가 필요하다.
청력은 단순히 ‘잘 들리는 능력’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사람들과 소통하고, 사회와 연결되며, 건강한 뇌 기능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젊을 때의 작은 습관 하나가 20~30년 뒤의 삶의 질을 결정할 수 있다. 청력은 한번 잃으면 되돌리기 어렵다. 젊을수록 지금 자신의 청력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