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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교육교부금 개편에 교장들 집단 반발 “학생 줄어도 학교는 그대로”

중앙일보

2026.06.2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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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움직임을 두고 교육계의 반발이 번지고 있다. 앞서 전국 시도교육감 당선인들이 개편 중단을 요구한 데 이어, 전국 1만2000여 개 초·중등·특수학교를 대표하는 교장단이 “학생 수 감소만 보고 교육예산을 줄여선 안 된다”며 반발 성명을 냈다.

한국초등교장협의회, 한국중등교장협의회, 한국특수학교장협의회, 대한사립학교장회 등 4개 교장협의회는 22일 공동성명을 내고 정부의 교부금 개편 논의를 전면 재검토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학생 수 감소라는 단순한 경제적 논리로 접근하는 것은 학교 현장의 실제 운영 구조와 고정 비용을 반영하지 못한 결과”라며 “일방적인 예산 축소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학생 줄어도 학교는 문 연다”…교장단, 정면 반박

지난 15일 오후 세종시 대한민국시도교육감협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교육감 당선인 간담회'에서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등 참석자들이 '교육재정을 줄이는 것은 미래세대를 포기하는 것'이라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지난 15일 오후 세종시 대한민국시도교육감협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교육감 당선인 간담회'에서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등 참석자들이 '교육재정을 줄이는 것은 미래세대를 포기하는 것'이라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이들은 '학생 수가 줄면 교육비도 줄어든다'는 논리가 학교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학생은 줄어도 학교는 문을 열어야 하고, 교직원 인건비와 학교 운영비, 시설 관리비 같은 고정비는 쉽게 줄지 않는다는 얘기다. 여기에 늘봄학교 확대, 고교학점제 안착, 특수교육 인프라 확충, 인공지능(AI) 디지털 교육 환경 구축 등 새로 필요한 예산은 오히려 늘고 있어 교부금 총액이 줄면 학교 현장이 먼저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장은 “매년 물가 상승으로 인건비와 시설 관리비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학교가 자율적으로 쓸 수 있는 예산은 이미 한계에 가깝다”며 “재정당국이 총액부터 줄이면 노후 시설 개선이나 학생 맞춤형 프로그램 운영부터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앞서 6·3 지방선거에서 선출된 차기 시도교육감들도 공동성명을 통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교육감 당선인들은 지난 15일 발표한 성명에서 “교육계와 협의 없는 교부금 구조 개편은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산정 방식 변경을 원점에서 다시 논의하고, 시도교육청과 교육 당사자가 함께 참여하는 협의체를 만들자고 요구했다.



세금 늘면 교부금도 자동 증가…정부 “그대로 두기 어렵다”

기획예산처 등 재정당국의 시각은 다르다. 학령인구는 줄고 국가 재정 여건은 빠듯해지는데, 세금이 더 걷힐 때마다 교육청 몫도 자동으로 커지는 현행 구조를 그대로 두기는 어렵다는 판단이 나온다. 현행 체계에선 내국세의 20.79%가 법에 따라 교육청에 배분되니, 학생 수와 관계없이 세수에 따라 교육청 예산도 함께 늘어난다.

교부금 규모는 2015년 39조4000억원에서 2025년 70조2000억원으로 커졌고, 올해 추경까지 포함하면 76조4000억 원 수준까지 불어날 전망이다. 반도체 기업 실적 호조로 법인세가 늘면 내년에는 80조원을 넘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래서 정부 안팎에서는 걷힌 세금의 일정 비율을 그대로 떼어주는 방식 대신, 전년도 교부금을 기준으로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만큼만 늘리는 방안이 거론된다. 세금이 많이 걷혀도 교부금 증가 폭은 경제가 커진 속도 안에서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한 해 교부금 증가 폭에 상한을 두거나, 세금이 예상보다 많이 걷혀 늘어나는 교부금 일부를 기금에 쌓아두는 방안도 함께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도 교부금 개편 논의에 앞서 교육청의 씀씀이를 먼저 조이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현금성·선심성 지출이 많은 시도교육청의 교부금 삭감 한도를 현행 10억 원에서 최대 100억 원으로 높이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올해 시행령 개정이 이뤄지면 2028년부터 적용될 수 있는데, 교육청 예산 운용에 대한 페널티를 강화해 자체 구조조정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교육계 반발에 법 개정 변수까지…개편까지 난항


재정당국은 이르면 이달 말 열릴 대통령 주재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교부금 개편 논의를 테이블에 올릴 예정이다. 다만 교육계 반발이 확산한 데다, 실제 제도 변경까지는 넘어야 할 산도 만만치 않다.

교육재정 논의에 밝은 한 관계자는 “교부금 산정 방식을 바꾸려면 내년도 예산안 편성 일정상 9월 초까지는 큰 틀이 잡혀야 하는데, 지금부터 본격 개편을 추진하기에는 시간이 빠듯하다”고 말했다. 국회 교육위 관계자는 “교부금은 지역 학교 예산과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법 개정 과정에서 시도교육청 협의뿐 아니라 국회 설득도 관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후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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