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미 월드컵에서 유종의 미를 꿈꾸는 포르투갈의 골잡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녹록치 않은 나날을 보내고 있다. K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의 부진 여파가 날이 갈수록 거세지는 탓이다. 이번에는 동료들이 호날두를 감싸며 진화 작업을 벌였다.
포르투갈 미드필더 프란시스코 콘세이상은 22일(한국시간) 미국 베이스캠프에서 공식훈련을 마치고 “호날두만한 선수는 없다. 호날두는 매일이 마지막 훈련인 것처럼 열정적으로 임한다. 이 모습이 동료들에게 본보기가 된다”면서 “호날두는 다른 선수들처럼 도움을 주기 위해 월드컵을 뛰고 있다. 또, 우리가 호날두에게 반드시 패스해야 할 의무나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날 콘세이상의 작심 발언은 최근 호날두를 향한 비판을 잠재우기 위한 의도적 코멘트였다. 포르투갈은 지난 18일 콩고민주공화국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1-1로 비겼다. 약체를 상대로 이기지도 못한데다가 풀타임을 뛴 호날두는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면서 비판의 대상이 됐다. 이날 호날두의 슈팅은 3개였고, 유효슈팅은 하나도 없었다.
다른 나라 골잡이들의 활약은 호날두를 더욱 작아 보이게 했다.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가 역대 월드컵 최고령 해트트릭을 작성하고, 프랑스의 킬리안 음바페와 잉글랜드의 해리 케인 등이 잇따라 골을 터뜨리며 호날두가 비교 대상이 됐다.
프랑스의 축구 전설인 티에리 앙리는 미국 폭스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팀이 골을 넣어야 한다. 호날두가 반드시 골을 넣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며 호날두가 결정적 순간 동료에게 패스하지 않은 이기적인 장면을 비판했다. 만약 호날두가 공간으로 빠졌다면 수비수들이 따라붙었을 것이라는 지적한 것이다. 다른 축구 전문가들의 생각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포르투갈 동료들의 의견은 달랐다. 수비수 후벵 디아스는 “우리에겐 그다지 큰 문제가 아니다. 약간의 소란이자 잡음일 뿐이다. 모든 것은 축구의 일부다”고 선을 그었다. 콘세이상도 “호날두는 이미 모든 것을 이뤘음에도 여전히 승리를 갈망한다. 우리도 호날두의 성취를 조금이라도 따라가기 위해 더 큰 열망을 가져야 한다. 중요한 점은 다음 경기에서 최고의 답을 보여주는 것이다”고 호날두를 감쌌다.
이번 논란을 놓고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디애슬레틱은 “호날두 사태는 이번 월드컵을 뒤덮은 디스토피아적 현실이다”고 비평했다. 화려한 축제, 유토피아와 같은 월드컵의 어두운 이면이라는 뜻이다. 이어 “무엇보다 이번 논란은 포르투갈 대표팀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발언에 대한 오해와 왜곡, 그리고 가짜 게시물이 결합해 불필요한 논란을 만들어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