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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장 “그때 드러누웠어야”…삼전닉스 레버리지 ETF 경고

중앙일보

2026.06.21 23:49 2026.06.24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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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 관련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의 투자 위험성에 대해 재차 경고했다. 그는 22일 열린 월례 기자간담회에서 “(매매수수료로) 증권사 배만 불리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투자자가) 하루 종일 매달리고 피폐해지는 상품이 적절한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고 밝혔다.

지난 19일 금감원은 지난달 상장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관련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 상품 출시 후 12거래일 만에 시가 총액이 2배 이상 급증(4조5000억원→9조6000억원)하는 등 투자자가 몰리고 있지만, 상품 특성상 일반 ETF보다 손실이 더 크게 발생할 수 있어서다.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12일까지 이어진 하락장에서 최대 낙폭은 평균 36.9%에 달했다.

이 원장은 “소비자 경보를 발령했는데도 불구하고 ‘쿨링다운’이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증시에 급격한 변동성이 왔을 때 가계에 큰 충격을 줄 수도 있어서 별도 안정 조치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증시 변동성도 ETF가 끌고 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매매회전율이 높아)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금이 몰리면서 증권사가 거액의 매매수수료를 챙기는 상황도 지적했다. “매매회전율을 고려하면 매매수수료가 적게는 5조, 많게는 10조가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며 “증권사 배만 불리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박판에서 ‘뽀찌’(도박판에서 이긴 사람이 주변 사람에게 조금씩 나눠주는 돈)를 뜯는 사람이 돈을 제일 많이 받는 모양새가 될까 봐 우려가 된다”고 비유했다. “플레이어들은 실익이 없고 장을 개설해서 관리 운영하는 시스템만 이익을 보는 부분에 대해 우려가 있다”면서다.

이 원장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도입 당시 어떻게든 드러누워서 막았어야 했던 건 아닌지 개인적으로 반성하기도 한다”고 언급했다. 당시 금융당국은 홍콩 등 해외 시장에 상장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품으로 원화 유출이 커지자, 환율 상승 등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해당 상품 도입을 결정했다. 그는 “(환율 상승 억제) 효과는 크지 않았던 반면 부작용은 너무 커진 부분에 대해서 정부 입장에서도 고민이 많다”며 “해소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보기술(IT)기업 등 대기업의 사내대출이 집값 상승을 자극한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그는 공감했다. “금감원이 정책당국이 아니라 속단은 어렵지만, 개인적으로는 공익을 위해 일정 부분 규제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기술적으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에 연계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의 스페이스X 공모주 미배정 사태도 언급됐다. 이 원장은 “금감원의 관심 사안은 투자자 보호 절차가 어떻게 준수됐는지 여부”라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증권 신고서도 직접 챙겨봤는데 당연히 배정될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미래에셋증권을 상대로 전문투자자 등록·운영 절차가 적절했는지 등을 살피고 있다.

이 원장은 금감원의 핵심 현안으로 군 장병과 학생 대상 금융교육을 들었다. 그는 “중·고등학생 사회가 도박과 불법 사금융이 연관돼 있다”며 “드라마 ‘참교육’이 현실이다”라고 지적했다. 또 “직업군인 가운데 6000명가량이 신용회복위원회의 채무조정 대상이 되는 등 믿어지지 않는 현실에 처해있다”며 “금융교육이 과거에는 비주류 영역이었다면 이제는 핵심 현안이 됐다는 걸 절실히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 지방 이전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반 시민 관점에서 보더라도 금감원이 (감독 현장을) 떠나서 어디로 갈 수 있겠냐는 문제의식은 유효하다”며 “정책도 상식에 부합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금감원의 감독 대상이 되는 금융사 등이 주로 서울과 수도권에 소재하는 만큼, 지방 이전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미다.



오효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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