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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아비 생활, 이럴 줄 몰랐다” 92세 의사 이시형의 충격 고백

중앙일보

2026.06.22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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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지난해 10월 서울 서초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이시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지난해 10월 서울 서초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 제가 70대 중반에 썼던 유언장을 20년 만에 고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

‘92세 현역 의사’ 이시형 박사(이하 경칭 생략)의 말이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그는 한국인 특유의 정서 질환인 ‘화병(Hwa-byung)’을 세계 정신 의학 용어로 정립했다. 평생을 정신 건강 연구에 바친 권위자이자, 대중 강연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 ‘국민 건강 멘토’로도 유명하다. 그런 그가 유언장을 다시 쓴다는 연유는 뭘까.

" 장기 기증을 약속했지만, 생각보다 오래 살게 돼 쓸 만한 게 없어졌어요. 모아둔 돈도 푹푹 줄고 있고요. "
평생 함께해온 아내가 세상을 떠나자 생활비 지출부터 3배로 늘었다. 외식이 잦아지고, 자신을 챙겨주는 가족과 도우미에게 지불해야 할 돈도 많아졌다. “홀아비 생활이 보통 힘든 게 아니다”라며 “100세 시대엔 죽을 준비를 정말 잘해야 할 것 같다”는 그의 말은 구순에 닥쳐온 현실이었다.


단순히 잔고 숫자가 줄어드는 것에 대한 불안을 얘기하는 게 아니다. 예상보다 더 길어진 수명을 감당해야 할 경제적 준비의 문제, 그리고 배우자 없이 남겨진 시간 동안 홀로 견뎌야 할 정서적 고통에 대한 고백이다. 지금껏 어디서도 듣지 못한 ‘인간 이시형’의 진짜 고민이었다.
고려병원 신경정신과 과장 시절 이시형. 중앙포토

고려병원 신경정신과 과장 시절 이시형. 중앙포토

이시형은 최근 ‘고독’을 주제로 책을 집필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 고독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마누라가 먼저 떠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살아 있을 때 더 잘할 걸 그랬다”는 그의 말은 초고령화 시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불안을 담고 있었다.

이시형이 고독에 주목한 이유는 바로 ‘장수의 늪’ 때문이다. 오래 살다 보면 나의 노화만으로도 힘에 부치는데,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마주하는 고통을 경험하게 된다. 장수가 불러온, 일종의 이중고였다.

" 75세에 인생의 변곡점이 온다. "
의사이자 90대 장수인으로, 그간 많은 이의 노화와 죽음을 지켜본 이시형이 내린 결론이다.
그가 첫 유언장을 쓴 나이도 75세였다. 그 시기가 지나면 대체 인간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걸까.

(계속)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 소리 안 나오려면, 40대부터 이건 꼭 준비해라.”
정신과 전문의인 이시형도 꽤 오랜 시간이 걸려 깨달은 사실은 뭘까.

60세가 넘어간 후 삶이 고통일 땐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쉬운 방법이 있다.” 이시형도 수십 년간 실천하는 비법을 모두 알려줬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00624


서지원.정세희.김서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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