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 외교부 장관이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뉴스1
조현 외교부 장관이 오는 30일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교부 장관과 서울에서 회담한다. 양국은 우크라이나 당국에 포로로 잡힌 북한군 2명의 송환 등 현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22일 기자들과 만나 북한군 포로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측과 기본적인 합의는 다 이뤄져 있다”며 “기존 원칙에는 변함이 없고 이번에 시비하 장관이 방한하게 되면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생포된 북한군 포로 2명과 관련해 “강제적인 북한 송환은 안 된다”며 ‘전원 수용’ 방침을 견지해왔다.
고위 당국자는 “가급적 신속하게 자유의사에 따라 (북한군 포로의) 한국행을 추진하려고 하고 있다”며 “‘이번에 발표될 수 있느냐’는 얘기하기 곤란하다. 그렇게 노력하고 있다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서 북한 군인 2명을 생포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텔레그램 채널에 글을 올려 생포된 북한 병사 2명이 다친 상태로 키이우로 이송됐으며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의 심문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 젤렌스키 엑스 캡처
조현 장관은 이날 중동 정세와 관련해 “외교부는 미·이란 간 종전 양해각서(MOU) 타결 가능성이 제기되기 이전부터 종전 이후를 선제적으로 대비해왔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전후 우리 기업의 대중동 피해 복구 참여와 중동과의 포괄적이고 종합적인 경제협력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외교부 내 한·중동 포괄적 경제 협력팀(TF)을 설치했다”며 “재외공관을 통해 중동 각국과 맞춤형 협력 수요를 적극 발굴해왔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지난 5일 한·중동 협력 TF를 설치했다고 밝히면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공급망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한·중동 협력TF가 이란 재건기금 참여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라는 게 외교부의 설명이다. 앞서 로이터 통신은 지난 16일(현지시간) 3000억 달러(약 454조원) 규모의 이란 재건·개발 펀드와 관련해 미국과 걸프지역 아랍국가, 아시아, 남미, 아프리카에 본사를 둔 기업들이 자금 조달 참여에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고위 당국자는 “전쟁이 끝난 뒤 단순한 피해 복구를 넘어 탈석유, 산업 다변화 등 복잡한 문제가 제기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걸프협력회의(GCC) 6개국을 우선으로, 이란과도 궁극적으로 협력을 어떻게 해 나갈지 협의하기 위해 TF를 구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건기금은 아직 정식으로 참여 요청이 들어온 것이 없다”며 “재건기금 문제와는 거리가 있다”고 부연했다.
조 장관은 호르무즈 해협을 아직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국적선 22척과 관련해 “우리를 포함한 모든 선박의 자유롭고 안전한 항행이 조속히 이뤄지도록 유관국과 협력을 지속해 나가고 있다”며 “이와 관련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의 통화가 곧 이뤄지도록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나무호 피격이 이란의 소행이라고 보고 있지만, 이에 대한 책임을 따지는 문제보다는 호르무즈 내 한국 선박 통항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고 한다. 고위 당국자는 호르무즈 통행료와 관련해 “호르무즈 해협에서 지금까지 통행료를 낸 적이 없고 허용해서는 안 된다”며 “통행료를 부과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갖고 계속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고위 당국자는 한·미 원자력 협력과 관련해 “지난번에 협의가 한국에서 있었고 머지않아 미국에서도 있을 것”이라며 “연내에 이런 모든 것이 타결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미는 지난 2~3일 한·미 정상 간 안보 분야 합의를 이행하기 위한 양국 간 실무협상을 진행했다. 이 당국자는 “원자력 협력 협정의 개정이 있을 수 있고 기존에 있는 것을 활용해 부록(addendum)을 붙이는 방안도 있고 여러 가지가 있다”며 “합의하는 내용을 봐가면서 결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형식보다는 내용이 중요하다. 핵잠(핵추진잠수함)도 마찬가지”라며 “신속히 합의를 끌어내고자 하는 게 분명한 목표”라고 덧붙였다.
이 당국자는 최근 중국이 북한의 핵 보유를 묵인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 것과 관련해 “(중국은) 필요에 따라 언급을 피하는 것”이라며 “언급을 회피하는 것에는 북·중 관계, 북·러 관계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했다. 한반도 비핵화를 지향하는 기본적인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는 취지다. 앞서 지난 8~9일 평양에서 열린 북·중 정상회담 결과 발표에는 ‘한반도 문제’ 또는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한 표현이 담기지 않았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채택된 한·유럽연합(EU)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북·러 간 불법적인 군사협력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표현이 담긴 것과 관련해선 “공동성명 내용은 우리 정부가 밝혀온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 종전 뒤 러시아와의 관계, 북한과의 대화와 양립할 수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