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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감중 자격증 따겠다”…‘여고생 살해’ 장윤기, ‘성폭행 목적 살인’ 쟁점

중앙일보

2026.06.22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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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생 살해범 장윤기(23)가 지난달 14일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23)가 지난달 14일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도심 거리에서 여고생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장윤기(23)가 첫 재판에서 살인 혐의는 인정했지만, 강간 목적으로 지목된 살인 동기에 대한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광주지법 형사13부(부장 이정호)는 22일 일면식도 없는 여고생을 성폭행하기 위해 납치하려다 살해한 혐의(강간 등 살인)로 기소된 장윤기에 대해 첫 공판을 열었다.

장윤기는 지난달 5일 오전 0시 10분쯤 광주광역시 광산구 월계동 한 보행로에서 고교 2학년 이채원(16)양을 살해하고, 이양을 도우려던 남고생에게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23)가 지난달 14일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스1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23)가 지난달 14일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스1

장윤기 측 국선변호인은 “모든 공소사실을 인정한다”면서도 “살인 목적이 강간인지에 대해서는 피고인과 다시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다음 기일에 최종 의견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이날 장윤기 측은 “강간 등 범죄 의도를 아직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당시 블랙박스 영상 재생 후 인정 여부를 밝히겠다”고 요청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공소사실 인정 여부를 밝히지도 않은 상태에서 증거를 열람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장윤기는 “변호인 의견에 동의하느냐”는 재판장 질문에 “네, 맞습니다”라고 말했다. “국민참여재판을 원하느냐”는 질문에는 “아니요”라고 답했다. 그는 재판 내내 표정 변화 없이 고개를 45도가량 숙인 채 책상에 시선을 고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재판에서는 피해자 측 변호인이 장윤기의 자필 의견서를 공개하자 방청석에서 탄식이 흘러나왔다. 장윤기는 법원에 ‘수형 생활 중간중간 자격증을 취득하겠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에 대해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은 “피해자의 시간은 16살에 영원히 멈췄는데, 자신은 미래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23)의 머그샷(mug shot·범죄자 인상착의 기록사진), 광주경찰청 제공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23)의 머그샷(mug shot·범죄자 인상착의 기록사진), 광주경찰청 제공

장윤기의 혐의는 당초 살인죄에서 강간 등 살인죄로 변경됐다. 검찰은 보완 수사를 통해 장윤기가 이양을 끌고 가 성폭행할 계획을 품었다고 결론 내렸다. 일반 살인죄의 법정 형량은 5년 이상의 징역 또는 사형·무기징역이지만, 강간 등 살인죄는 사형·무기징역으로만 처벌한다.

장윤기는 검거된 후 “사는 게 재미없어 자살을 고민하다가 범행했다. 누군가 데리고 가고 싶었다”며 우발적 범행을 주장해 왔다.

장윤기는 이양 살해 전 아르바이트 동료였던 베트남 국적 여성(20대)을 스토킹·성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또 지난해 6~7월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던 중 여중생의 허벅지 등 신체를 7회에 걸쳐 몰래 촬영한 혐의도 받는다.

22일 광주지법 앞에서 일면식 없는 여고생을 거리에서 흉기로 살해한 장윤기의 엄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광주지법 앞에서 일면식 없는 여고생을 거리에서 흉기로 살해한 장윤기의 엄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재판에 앞서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등은 기자회견을 열고 “장윤기의 범행은 여성에 대한 차별과 지배의식이 만들어낸 여성 혐오 범죄”라며 “법정 최고형을 선고해달라”고 촉구했다. 장윤기에 대한 다음 재판은 다음달 13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장윤기의 재판을 하루 앞둔 지난 21일에는 이채원양의 49재 추모식이 열렸다. 광주전남추모연대 등으로 구성된 이채원 학생 추모 모임은 이날 추모식을 통해 이양의 넋을 기렸다. 이양의 49재는 22일이지만 장윤기의 공판일을 고려해 하루 앞당겨 열었다.

이날 추모식에는 유가족과 친구들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 박병규 광산구청장 등도 추모 공간을 찾아 헌화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광주소방지부는 생전 응급구조사를 장래 희망으로 꿈꿨던 이양에게 자체 제작한 명예소방관증을 전달하기도 했다.


원 장관은 추도사를 통해 “채원 학생을 지켜내지 못한 현실 앞에서 우리 사회는 무거운 책임을 느껴야 한다”며 “정부는 이번 사건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관계기관과 함께 피해자 보호 체계를 더욱 촘촘히 살피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황희규.최경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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