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한반도평화신전략위원회 주최 긴급 국제정세 토론회 '격동하는 2026 이란 전쟁, 북중정상회담 그리고 한반도'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해 취임 후 처음으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지르는 ‘데드 크로스’ 현상이 나타났다.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가 공개된 22일 여권에선 책임 소재를 둘러싼 엇갈린 기류가 흘렀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5~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7명을 대상으로 무선전화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도는 긍정 평가가 전주 대비 4.8%포인트 하락한 46.7%, 부정 평가가 5.5%포인트 상승한 49.7%였다. 오차범위(±2.0%포인트) 내지만,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선 것이다. 이 대통령 지지율에 데드크로스가 나타난 것도, 긍정 평가가 40%대로 내려앉은 것도 취임 후 처음이다. 같은 조사에서 이 대통령 지지율은 지난달 3주차에 59.3%를 기록해 60% 선이 뚫리며 5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22일 “민생 경제 상황에 대한 국민의 체감과 국정 운영 전반에 대한 평가가 종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본다”며 “엄중하고 겸허하게 받아들이며 국민께서 무엇을 걱정하고 무엇을 바라고 계시는지 더욱 세심하게 살피겠다”는 공식 입장을 냈다.
그러나 청와대 내부에선 지지율 하락의 원인을 정청래 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에서 찾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정 대표가 지난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던진 “정권은 짧다” 발언이 촉발한 당청 갈등 본격화가 지지율에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실제 이 대통령은 9박 10일 유럽 순방을 마친 뒤인 지난 19일 브리핑에서 당내 갈등에 대해 “원수 싸우듯이 하지 말라”며 “경쟁을 하는 게 아니라 전쟁을 해서야 되겠냐”고 지적했다.
민주당에선 22일 이 대통령 지지율 역전 결과에 대해 친명·친청을 막론하고 “분열하는 당에 대한 지지층의 경고 사인”이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정작 분열의 원인으로는 상대편을 겨눴다.
친명계 수도권 의원은 “정 대표가 이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맞서며 당청 갈등이 격화하자 우리 쪽 지지자들이 응답을 거부한 결과”라며 “정 대표가 자신의 대표 연임 하나를 위해 당을 죽이는 길로 가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친명계 민주당 관계자도 “서울시장 선거 패배 등에 책임질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인 정 대표가 전당대회 불출마 기미조차 보이지 않으니 더 강한 회초리를 들고 싶은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친명계 의원은 “소위 ‘문조털래유’(친문 진영) 지지층에서 친명계에 ‘우리가 (지지층에서) 빠지면 이렇게 된다’는 경고를 한 게 아닌가 싶기까지 하다”고 했다.
반면 정 대표 비서실장인 한민수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일부 의원들이 과한 해석, 뇌피셜에 가까운 얘기를 할 때가 있다”며 “일부 유튜버 중 그걸 확대 해석하고, 그러다 보면 전체 민주 진영 내에 불필요한 갈등이 생기지 않겠느냐”고 했다. 정 대표의 “정권은 짧다” 발언, 이 대통령 순방 귀국 행사에서의 ‘90도 폴더 인사’ 등을 친명계가 “의도가 불순하다”고 공격하는 걸 직격한 것이다.
갈등이 증폭되자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전날 우원식 전 국회의장이 페이스북에 “상처와 분열이 아닌 하나 된 민주당이 돼야 한다”고 쓴데 이어 이날 이광재(4선) 의원도 “이재명 정부가 성공해야 민주당도 성공할 수 있다”며 “당이 하나 되는 통합 전당대회가 돼야 한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