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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강남이다…주식 대박 난 4050 ‘상급지 갈아타기’

중앙일보

2026.06.22 02:20 2026.06.22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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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주택 평균 매매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10억 원을 돌파한 지난 15일 송파구 시내 부동산 모습. 뉴스1

서울의 주택 평균 매매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10억 원을 돌파한 지난 15일 송파구 시내 부동산 모습. 뉴스1


서울 마포구 아파트에 살고 있는 40대 후반 직장인 A씨는 ‘강남 입성’을 계획 중이다. 마포 아파트를 팔고 자녀의 초등학교 입학에 맞춰 학군이 좋은 지역으로 옮기려 했지만 지난해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계획을 미뤘다. A씨는 “당시에는 대출 한도가 부족해 이사가 어려웠는데 최근 주식 투자로 얻은 수익이 늘면서 부족한 자금을 충당할 수 있게 됐다”며 “기존 집을 팔고 투자 수익금을 더해 상급지 아파트 매입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가 벌어온 국부가 부동산 불로소득으로 흡수”(20일 페이스북)될 것이란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의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지난해 고강도 규제로 상급지 갈아타기를 미뤘던 이들이 부동산 시장에 다시 밀려들고 있다. 대출 한도가 줄어든 대신 주식 투자로 번 돈이 늘었기 때문이다. 40~50대가 중심이다.

22일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자금조달계획서를 보면, 올해 1~4월 주택 매입 자금 중 주식·채권·가상자산 매각대금 비중은 50대가 6.7%로 가장 높았고, 40대(5.5%), 30대(5.0%)가 뒤를 이었다. 부동산 처분대금 비중은 더 높았다. 50대가 42.8%, 40대가 37.4%에 달했다. 20대(5.2%)와 30대(17.8%)의 부동산 처분대금 비중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40~50대가 기존 주택을 매각한 뒤 주식 투자 수익까지 더해 더 비싼 지역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는 의미다. 실제로 이들 연령층은 상당수 자산을 이미 보유하고 있는 만큼 주가 상승으로 얻은 이익을 소비보다 부동산 투자에 활용할 여력이 크다.


지역별로 보면 주식 투자 수익이 특정 지역에 집중되는 현상이 뚜렷했다. 올해 1~4월 기준 주택 매입 자금 가운데 주식·채권·가상자산 매각대금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서초구(13.4%)였다. 이어 용산구(13.1%), 강남구(13.0%), 송파구(9.9%), 영등포구(8.5%), 성동구(8.4%) 순이었다. 강남·서초·송파·용산 등에선 집값의 10분의 1 이상이 금융자산 처분대금으로 메워졌다.

주택 가격이 높을수록 이러한 현상이 더 두드러졌다. 주식·채권·가상자산 매각대금 비중은 3억원 미만 주택에서 2.2%에 불과했지만 12억원 이상 주택부터 비중이 6%를 넘기 시작했다. 15억원 이상에서는 13.5%까지 치솟았다. 금융자산을 처분해 마련한 자금이 상대적으로 저가 주택보다 고가 주택 시장에 집중적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뜻이다. 주택 유형별로도 아파트의 주식·채권·가상자산 매각대금 비중은 7.1%로 연립주택(5.8%), 단독·다가구주택(5.9%), 다세대주택(3.8%)보다 높았다. 시장에서는 주가 상승으로 확보한 수익이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높은 아파트, 그중에서도 강남권 고가 아파트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한동안 하락 또는 보합세를 이어가던 강남구 아파트값은 5월 둘째 주 12주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6·27 대출 규제 등으로 위축됐던 강남권 매수세가 증시 호황과 맞물려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강남권은 자산 여력이 있는 수요층이 선호하는 지역”이라며 “최근 투자 수익을 실현한 수요자들이 부족한 자기자본을 보완해 높은 호가에도 매수에 나서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다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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