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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장로의 악몽 떠오른다…하나 된 전남광주 ‘주청사 딜레마’

중앙일보

2026.06.22 13:00 2026.06.22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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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오전 전남 나주 빛가람복합문화체육센터에서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당선인 인수위원회인 '전남광주대전환기획위원회' 출범식이 열리고 있다. 뉴시스

지난 8일 오전 전남 나주 빛가람복합문화체육센터에서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당선인 인수위원회인 '전남광주대전환기획위원회' 출범식이 열리고 있다. 뉴시스

광주광역시·전남도를 하나로 합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을 앞두고 통합특별시의 주(主)청사 소재지를 둘러싼 권역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당초 ‘청사 3개, 균형 운영 원칙’으로 일단락됐던 주청사 문제는 결정의 주체인 초대 시장의 리더십을 보여줄 시험대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22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당선인이 최근 “통합특별시 주사무소 주소지를 순천에 두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한 후 주청사 선정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촉발됐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당선인이 지난 19일 오전 광주 북구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특별시민과 대화'에 참석해 지역 창업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당선인이 지난 19일 오전 광주 북구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특별시민과 대화'에 참석해 지역 창업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민 당선인 발언 후 전남 서부권에서는 “전남도청 이전과 남악신도시 조성의 역사성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반면 순천시가 포함된 전남 동부권에서는 “당연하다”라는 환영론이 쏟아졌다.


이에 민 당선인은 “주소지를 둔다고 곧바로 주청사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진화에 나섰다. 그는 22일에도 “동부·무안·광주 세 청사를 균형 있게 운영한다는 게 원칙”이라고 강조했지만,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주사무소는 공문서 송달과 소송 진행 등 과정에서의 공식 주소일 뿐이지만 “서류상 주소지가 실질적인 주청사가 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는 형국이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에는 ‘통합특별시 청사는 순천에 있는 전남도 동부청사, 무안청사(전남도청), 광주청사(광주시청)를 균형 있게 운영한다’고 돼있다. 전남광주특별시 산하 청사 3곳을 균형 있게 운영함으로써 권역별 갈등 요인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1월 9일 청와대 간담회를 통해 “청사 문제만큼은 1청사, 2청사로 부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지난 1월 27일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광주전남 통합 특별법 검토 시도지사-국회의원 4차 조찬간담회'가 끝난 뒤 강기정 광주시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통합 명칭·주사무소(주청사) 내용이 담긴 합의안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월 27일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광주전남 통합 특별법 검토 시도지사-국회의원 4차 조찬간담회'가 끝난 뒤 강기정 광주시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통합 명칭·주사무소(주청사) 내용이 담긴 합의안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최근 행정안전부가 ‘주사무소는 단 한 곳만 지정해야 한다’는 유권해석을 내리면서 행정상 문제가 발생했다. 행안부는 “주청사는 여러 개 둬도 무방하지만, 법적 주소는 한 곳을 정해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다음달 1일 출범할 전남광주특별시의 주청사는 초대 특별시장과 공무원 등의 근무지라는 의미를 넘어 사회·경제적 영향력이 막대한 사안이다. 통합의 상징인 주청사는 지역 발전의 기폭제가 될 가능성이 큰 반면, 나머지 청사는 “(통합특별시의) 출장소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주청사는 통합 후 광주권과 전남 서부권(목포·무안), 동부권(순천·여수) 등 3개 권역별 이해관계와도 직결된 문제다. 광주·전남의 예산·기획·인사 등 핵심 컨트롤타워가 한 곳에 쏠릴 경우 나머지 지역은 쇠락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당선인이 지난 19일 오전 광주 북구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특별시민과 대화'에 참석해 지역 창업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당선인이 지난 19일 오전 광주 북구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특별시민과 대화'에 참석해 지역 창업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광주의 경우 2005년 전남도청의 무안 이전 후 동구 충장로 일대가 극심한 공동화현상을 빚은 바 있다. 충장로 일대는 과거 호남의 대표 상권이자 정치·행정의 중심지 역할을 했으나 도청이 떠난 후 상주·유동인구가 급감하면서 상권 침체와 공실률 급증의 직격탄을 맞았다.

전문가들은 “주청사의 위치보다는 각 청사에 경제·산업·문화·복지 등 핵심 행정 기능을 전략적으로 분산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주사무소나 주청사가 정해지더라도 전남광주특별시의 권한과 기능을 독점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부터 만들어야 한다는 취지다.


광주·전남 정가 관계자는 “청사 문제는 단순한 건물의 위치를 넘어 권역 간 이해관계가 얽힌 갈등의 뇌관”이라며 “전남광주특별시가 지방소멸에 대응하고, 성공적인 행정통합 모델로 자리 잡으려면 3개 권역 주민이 공감할 수 있는 행정·예산·권한·기능 배분안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경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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