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SCI 학술지에 블랙홀 관련 논문을 게재한 서울과학고 졸업생과 교사. 왼쪽부터 안건우·장근영·배이진 군. 오른쪽은 권용준 교사. 사진 서울과학고
서울과학고 스승과 제자가 함께 푼 블랙홀에 관한 논문이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국제학술지에 실렸다.
23일 서울시교육청은 서울과학고 졸업생인 배이진·안건우·장근영 군과 권용준 물리 교사가 함께 쓴 블랙홀 연구 논문이 세계적인 학술지인 ‘인터내셔널 저널 오브 모던피직스D(International Journal of Modern Physics D)’에 게재가 확정됐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지난해 논문을 제출했으며, 학생 3명은 지난 2월 졸업했다. 서울과학고 재학생들이 연구한 논문이 SCI급 학술지에 게재된 건 2008년 이후 18년 만이다.
논문 제목은 ‘장방정식에서 도출한 제약 조건 없는 블랙홀 열역학 정식화(A Constraint-Free Formulation of Black Hole Thermodynamics from the Field Equations)’다. 서울과학고에 따르면 블랙홀이 ‘열역학 제1법칙’을 따른다는 사실을 중력장 방정식으로부터 직접 유도해 증명하려는 시도는 물리학계에서 오랜 과제였다. 열역학 제1법칙은 완전히 둥근 모양을 가진 블랙홀에는 잘 적용됐지만 회전하는 복잡한 블랙홀에는 적용이 어려웠다.
국제 SCI 학술지에 블랙홀 관련 논문을 올린 서울과학고 졸업생과 교사가 노트북을 보고 있다. 왼쪽에서 둘째가 권용준 교사. 왼쪽부터 배이진·장근영·안건우 군. 사진 서울과학고
연구진은 블랙홀 부피 대신 엔트로피 변화를 장방정식(Field Equations)에 도입하는 새로운 시도로 난제를 해결했다. 김태일 서울과학고 교장은 “중력을 열역학적 현상으로 해석하는 ‘창발 중력(emergent gravity)’이라는 이론 확장에 중요한 근거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서울과학고는 이번 성과가 대학이나 외부 연구기관의 조력 없이, 학내 교육 시스템만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학생들은 ‘R&E(연구&교육)’ ‘졸업논문’으로 이어지는 정규 교육과정과 ‘창의융합’이라는 특강 수업을 거치며 주제를 발전시켰다.
학생들을 지도한 권용준 교사는 "학생들의 지적 호기심과 열정이 학교의 체계적인 수업 및 연구 활동 지원을 통해 훌륭한 결실을 맺었다"며 "학생들을 지도하며 스승과 제자가 함께 성장하는 기쁨과 보람을 느꼈고 앞으로도 학생들의 잠재력을 무한히 꽃피우는 교육을 이어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배이진, 장근영 학생은 "단순한 호기심이 국제 학술지 게재라는 결실로 이어지기까지 블랙홀 열역학 분야에서 기존 연구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해석을 더해가는 과정은 도전적이면서도 무척 흥미로웠다"며 "이 모든 과정을 직접 경험하며 값진 배움을 얻었고 끝까지 이끌어주신 선생님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