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교 추락방지 난간, 재원까지 마련하고도 설치 못 하는 까닭
중앙일보
2026.06.22 16:32
2026.06.22 17:05
지난해 11월 18일 인천시 중구 인천대교 갓길에 주정차 방지용 드럼통(PE드럼)이 재설치 돼 있다. 연합뉴스
투신 사고가 잇따르는 인천대교에 추락 방지용 안전난간 설치가 추진되고 있지만 관련 제도가 마련되지 않아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23일 국토교통부와 인천대교 운영사에 따르면 양측은 인천대교 투신 사고를 줄이기 위해 안전난간 설치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인도가 없는 고속도로 교량에 적용할 설계 기준이 없어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09년 개통한 인천대교는 인천국제공항이 위치한 영종도와 내륙을 연결하는 민자고속도로다.
그동안 운영사는 갓길에 주정차 방지용 플라스틱 드럼통을 설치하고 순찰을 강화하는 등 사고 예방 대책을 시행해 왔다. 하지만 투신을 막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안전난간 설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국토부와 인천대교 운영사는 지난해 말 통행료 인하를 위한 변경 실시협약을 체결하면서 안전난간 설치를 본격 추진했다.
사업비 일부를 인천대교 통행료 가운데 국토부가 수취하는 국비로 충당하기로 하면서 재원 확보 문제도 상당 부분 해소됐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주탑 주변 7~8㎞ 구간에 높이 2.5m 규모의 안전난간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올해 초 설계에 착수해 하반기 중 공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그러나 협의 과정에서 고속도로 교량에 투신 방지 시설을 설치한 사례가 사실상 없고 인도가 없는 교량에 적용할 수 있는 기준도 마련돼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초 개통한 청라하늘대교는 인도가 설치돼 있어 기존 법령과 기준에 따라 추락 방지용 안전난간을 설치할 수 있었다. 반면 인천대교는 인도가 없어 같은 기준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것이 국토부 설명이다.
국토부는 일반 교량의 경우 차도와 인도 사이에 가드레일을 설치하고 인도 바깥쪽에 추락 방지 시설을 추가할 수 있지만, 인천대교는 가드레일과 추락 방지 시설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구조여서 별도의 설계 기준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고속도로 교량에 추락 방지 시설을 설치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들 수 있는지 담당 부서와 협의 중”이라며 “공사를 최대한 빨리 시작하려고 하지만 현재로서 구체적인 일정을 밝히긴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대교에서는 개통 이후 지난 19일까지 모두 99건의 투신 사고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73명이 숨졌고 15명은 실종됐다. 11명은 구조돼 생존했다. 올해에만 6명이 목숨을 잃었다.
한영혜([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