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수사 무마 의혹을 받는 윤희근 전 경찰청장이 23일 오전 경기 과천 2차 종합특검 사무실로 출석하며 취재진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3대 특검 이후 남은 의혹을 수사 중인 권창영 2차 종합 특별검사팀이 ‘통일교 원정도박 수사 무마’ 의혹과 관련해 23일 윤희근 전 경찰청장을 소환했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윤 전 청장을 직권남용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관련 의혹이 제기된 이후 윤 전 청장이 수사기관에서 피의자 조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전 청장은 한학자 총재를 비롯한 통일교 간부들이 2008년부터 2011년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서 약 600억원 규모의 도박을 했다는 첩보를 경찰이 입수하고도 정식 수사를 진행하지 않은 채 사건을 무마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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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핵관이 알려줬다” 대화 내용도 수사선상
앞서 춘천경찰서는 2022년 5월부터 7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통일교 내부 관계자로부터 ‘한 총재가 신도들의 현금을 갖고 해외 원정 도박을 자주 한다’는 취지의 제보를 받고 첩보 보고서를 작성해 내부 시스템에 등록했다.
이 보고서는 중요도 최상위 등급인 ‘별보’로 분류됐지만 경찰청은 추가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정식 사건으로 배당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통일교 측이 수사 움직임을 사전에 파악하고 대응에 나선 정황도 들여다보고 있다.
당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지인과 나눈 대화에는 “최고위직이 외국환관리법이라고 얘기했다. 압수수색 올 수도 있으니 대비하라고 했다”, “(경찰의) 인지수사를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이 알려줬다. (윗선에) 보고를 드렸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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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수사 무마 관여 의심”…윤 전 청장은 부인
앞서 이 사건을 수사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 측근으로 분류되는 권성동 의원이 경찰 수사 첩보를 전달받아 통일교 측에 전달한 것으로 보고 권 의원과 한 총재 등을 재판에 넘겼다.
다만 경찰 내부에서 첩보가 유출된 경위와 윗선 개입 여부는 규명하지 못한 채 수사를 마무리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종합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초대 경찰청장으로 내정됐던 윤 전 청장이 수사 무마를 지시하거나 관여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이어왔다. 지난달 28일에는 윤 전 청장의 주거지와 휴대전화 등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반면 윤 전 청장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그는 이날 특검팀에 출석하며 “임기를 마치고 퇴임할 때까지도 통일교 관련 내용을 들어본 바 없다”며 “당시는 경찰청장이 되기도 전이었고, 청장이 된 후에도 범죄 첩보를 보고받거나 관련 지시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