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과 위철환 중앙선관위원장 직무대행이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투표용지 부족사태 등 국민참정권 침해 진상규명 및 선거관리 개혁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 전체회의에 참석했다. 연합뉴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조사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진상규명위원회(진상규명위)가 쌍둥이 득표수는 우연히 맞아떨어진 것이며 개표 결과 착오 입력은 인적 오류(휴먼 에러)로 파악했다.
23일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소속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중앙일보가 확인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사태 활동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진상규명위는 지난 10일~19일 사회적 논란이 제기된 사전투표 득표수 동일 논란, 개표결과 전산입력 오류 등을 살폈다.
조사 결과 인천시장 선거 관내사전투표 2개 지역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선거 관내사전투표 5개 지역의 후보자 득표수가 같다는 이른바 ‘쌍둥이 득표 음모론’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연수구 송도1동과 송도2동의 관내사전투표 득표수가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후보 3030표, 유정복 국민의힘 시장 후보 1440표로 동일하기 때문에 조작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선거에서도 광주 광산구 송정1동과 전남 고흥 금산면에서 민형배 민주당 후보 1401표, 이정현 국민의힘 후보 120표 등 동일한 득표수가 나왔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지난 3일 오후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투표 시간이 오후 10시까지 연장된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가 통제되고 있다. 뉴스1
이에 대해 진상규명위는 “후보자별 득표수는 같았지만, 전체 투표자 수와 두 후보자를 제외한 다른 후보자의 득표수 및 무효표수는 모두 달랐다”며 “집계 결과가 우연히 맞아 떨어진 것일 뿐 부정개표나 조작은 없었다”고 밝혔다.
전북교육감과 경기교육감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개표결과 득표수 오류는 착오 입력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으로 재확인됐다. 진상규명위는 “전주완산구 중화산1동 3투표구와 1투표구의 경우 투표록에 투표소명을 잘못 기재했고, 이 오기재된 투표록을 근거로 개표를 하면서 2번 중복 입력된 것”이라며 “경기교육감 선거에서도 개표 결과를 수기 입력하는 과정에 생긴 오류로 확인됐다”고 했다.
진상규명위는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개표관리 시스템 전반에 대한 면밀한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짚었다. 사건 사고 상황별 위기 대응 매뉴얼을 정비해 현장에서 지자체 공무원과 위원회 직원들이 대응할 수 있는 요령을 구체적으로 기재해야 한다고도 제안했다.
투표 용지 부족 사태에 대해선 투표율 증가 추세를 무시하고 투표용지 인쇄 매수를 선거인의 50%로 졸속 축소한 탓이라고 진단했다. 진상규명위는 부정선거 의혹, 예산절감, 보관장소 협소를 이유로 인쇄매수를 축소한 행정편의적 관행도 꼬집었다.
진상규명위는 선거인명부 작성 기준일(이번 지방선거의 경우 지난 5월 12일)이 아니라 5개월여 전인 행정안전부 인구 기준일(2025년 12월 31일)로 투표용지 인쇄 매수를 산정한 것도 용지 부족 사태 발생 가능성을 키웠다고 짚었다. 송파구선관위 사례를 보면 행안부 인구 기준일상 선거인 수는 56만4438명으로 선거인명부 작성일 기준 56만5445명보다 1007명 적다.
김지연 서울동부지방법원 부장판사와 관계자들이 지난 10일 오후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잠실7동 제2투표소였던 서울 송파구 우성아파트 노인정 현장 검증을 마친 뒤 증거물을 들고 현장을 나서고 있다. 장진영 기자
투표용지를 추가 송부하는 과정에 종이가방, 지퍼백 등에 담아 봉인없이 투표소로 이송한 행위에 대해선 긴급성만 고려해 배송과정의 투명성 확보를 위한 노력을 간과했다고 질타했다.
국회 국조특위는 이날 오전 10시 국조특위 전체회의를 열었다. 앞서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과 위철환 중앙선관위원장 직무대행, 강동완 사무총장 직무대리 등 선관위 관계자 43명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노 전 위원장과 위 직무대행은 이날 출석했다. 이들 외 중앙선관위원 7명은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
투표용지 부족이 발생한 투표소는 전체 투표소 1만4288곳 중 91곳(0.64%)이고 서울 송파 잠실7동 제2투표소 등 26개 투표소에서 선거인이 대기하는 상황이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