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신군부의 12·12 군사반란 당시 반란군에 저항하다 숨진 고(故) 김오랑 중령에게 정부가 충무무공훈장을 수여했다. 김 중령은 전사한 지 47년 만에 무공훈장을 받게 됐다.
2014년 6월 6일 김해 삼정동 삼성초등학교와 삼정중학교 사이의 산책로 옆 잔디밭에 김오랑 중령 흉상이 세워졌다.뉴스1
국방부는 23일 국무회의에서 12·12 당시 전사자인 김 중령과 고(故) 정선엽 하사에 대해 무공훈장을 추서하는 안건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국가 안보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자신의 생명을 바쳐 소임을 다한 두 사람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고 공적에 부합하는 최고의 예우를 다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육사 25기인 김 중령은 1979년 12·12 군사반란 때 정병주 육군 특전사령관의 비서실장(당시 소령)이었다. 같은 해 12월 13일 새벽 신군부의 제3공수특전여단이 정병주 사령관을 체포하기 위해 난입하자, 사령관을 지키기 위해 홀로 권총을 장전하고 사령관실로 들어가 문을 잠갔다. 김 중령은 반란군의 회유를 거부하고 대치한 끝에 6발의 총을 맞고 전사했다.
김 중령은 영화 ‘서울의 봄’에서 배우 정해인이 연기한 오진호 소령의 실존 인물이기도 하다.
김 중령은 1990년 1계급 특진해 중령으로 추서됐지만, 당초 순직자로만 분류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그에게 2014년 보국훈장 삼일장을 수여했다.
(왼쪽부터) 고 김오랑 육군 중령과 영화 '서울의 봄'에서 오진호 소령을 연기한 배우 정해인. 사진 JTBC 캡쳐
그 뒤 군 사망사고 진상규명위원회는 2022년 9월 김 중령의 사망 원인을 ‘순직’에서 ‘전사’로 바꿀 것을 최종 권고했고, 국방부는 이를 수용했다.
다만 중복 훈장 수여는 안 된다는 규정에 따라 정부는 지난 3월 보국훈장을 취소한 후 이날 무공훈장을 수여했다.
김 중령과 함께 12·12 당시 국방부에서 전사한 정선엽 하사(사망 당시 병장)도 충무무공훈장 추서가 결정됐다. 정 하사는 당시 국방부 지하 벙커 초소에서 근무했다. 반란군의 무장 해제 요구를 거부하며 초소를 사수하다가 총에 맞아 전사했다. 2005년 8월 하사로 1계급 추서 진급됐고, 이번에 훈장이 수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