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 당시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법무부-서울시 범죄피해자 원스톱 솔루션 센터 설치·운영 업무협약식에서 협약서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리더십 위기에 내몰린 사이에 오세훈 서울시장과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경쟁하듯 국민의힘 의원과의 교류를 확대하고 있다.
한동훈 의원은 23일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과 보수 성향 시민단체 범시민사회단체연합이 공동 주최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혁 논의 국회 토론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엔 초·재선 모임 ‘대안과 미래’와 친한계, 옛 친윤계 및 중진 그룹 등 국민의힘 의원 20여명이 대거 참여해 이목을 끌었다. 개혁신당에서도 천하람 원내대표가 참석했다. 선관위 개혁을 고리로 야권이 공조하는 모양새가 만들어진 것이다.
유일한 무소속 신분인 한 의원은 토론회 전부터 국민의힘 최다선인 6선의 주호영 의원과 두 손을 맞잡고, 친한계 김예지·김형동·박정하·송석준 의원과 인사를 나눴다. 과거 불편한 관계였던 옛 친윤계 김기현·박수영 의원에게도 먼저 다가가 악수를 청하는 모습을 보였다.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이성권 의원과 범시민사회단체연합이 연 '참정권 피해사태와 선거제도 개혁 국회 토론회'에서 개혁신당 천하람 의원과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의원은 토론회 뒤 기자들과 만나 “2028년 총선에서 과반 이상 의석을 획득하고, 그걸 기반으로 2030년 정권을 되찾아 오는 게 보수 재건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자신의 국민의힘 복당 문제에 대해선 “공소취소와 같은 큰 싸움을 앞두고 나라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큰 과제가 있다”면서도 “그 과정에서 (복당의) 골든타임이 분명히 있다”고 했다. 총선 전 복당 의지를 거듭 밝힌 것이다.
한 의원은 복당을 위한 접점 늘리기에도 열심이다. 지난 21일엔 친한계 정성국 의원을 비롯해 장동혁 대표 특보단장인 김대식 의원, 당 법률자문위원장인 곽규택 의원, 이성권·김도읍 의원 등 부산 지역 의원 5명과 식사 회동을 가졌고, 최근엔 김기현 의원 등 옛 친윤계가 주축인 국회 연구 단체 ‘미래혁신포럼’에 가입했다. 지난 22일 발의된 한 의원의 1호 법안 감사원법 개정안엔 국민의힘 의원 31명이 참여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공한증’(한동훈 공포증)이란 말까지 나올 정도로 당내 반감이 심한 상황에서 활발한 교류를 통해 마음을 누그러뜨리려는 의도 아니겠느냐”고 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인이 16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2026 국민공공정책포럼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6·3 지방선거에서 극적 생환한 오세훈 서울시장도 ‘여의도 정치’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오 시장은 24일 국회에서 열리는 미래혁신포럼 행사에 참석해 ‘대한민국 정치의 나아가야 할 방향’이란 주제로 강연한다. 오 시장 측 관계자는 “현재 장동혁 대표 중심의 당 노선 문제점과 향후 보수 재편의 방향에 대한 오 시장의 구상을 밝힐 것”이라고 했다.
오 시장은 국민의힘 의원들과 ‘식사 정치’도 활발하게 전개 중이다. 그는 6월 말~7월 초 당내 30여명의 의원과 릴레이 만찬을 갖는다. 이번 선거 때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A 삼성역 철근 누락’,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후보의 주폭 논란’ 등을 집중 제기한 국회 국토교통·행정안전·성평등가족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참석 대상이다. 만찬엔 윤재옥·김은혜·엄태영·박수민·박충권·최수진 의원뿐 아니라 서범수·고동진·우재준 의원 등 친한계 의원까지 계파를 가리지 않고 망라됐다.
오 시장은 지난 14일엔 서울시 선거대책위원회 고문을 맡았던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와 나경원 의원, 김영주·김성태·최재형 전 의원과 오찬 회동을 했다. 다음 달엔 정점식 원내대표와 비공개 만찬도 진행한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내에선 “장 대표 리더십이 사실상 붕괴하면서 오 시장과 한 의원의 주도권 경쟁이 시작됐다”(수도권 초선 의원)는 반응이 나온다. 지난 1월 제명을 당한 한 의원은 복당이, 계파색이 엷다고 평가 받는 오 시장은 원내 우군을 확보하는 게 최우선 과제로 꼽히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국민의힘 내 영향력 확대가 필수적이다. 영남 중진 의원은 “현재로선 야권이 오 시장과 한 의원 등을 중심으로 크게 두 축으로 재편되는 분위기”라며 “차기 총선은 물론 대권을 바라본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질 것”이라고 했다.
지난 18일 이후 엿새째 입원 중인 장동혁 대표는 23일 입원 후 처음으로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페이스북에 “민주당이 그토록 물고 빠는 법원조차 배심원의 판단까지 거스르지는 못했다. 법원이 아니라, 국민이 유죄 판결을 내린 것”이라며 “연어 술파티 쿠데타는 실패했다”고 썼다. 지난 20일 수원지법 형사11부(송병훈 부장판사)는 국민참여재판 선고 공판에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연어 술파티 주장과 관련해 국회증언감정법(위증) 위반 혐의로 징역 4개월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