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의 사기죄 전과를 공개한 보도로 손해배상 소송에서 패소한 기자의 재판소원 사건이 헌법재판소 사전심사를 통과했다.
헌재는 23일 KBS 기자 2명이 “언론의 자유를 침해당했다”며 대법원 판결을 취소해달라고 청구한 사건을 전원재판부에 회부했다고 밝혔다. 전날까지 접수된 재판취소 사건 1075건 중 9번째 회부 사건이다.
KBS는 2023년 6월 TV 뉴스와 9월 다큐멘터리 방송을 통해 로비 명목으로 거액의 자금을 가로챘다는 혐의로 사기죄 수사를 받던 A씨에 관해 보도했다. 보도는 A씨의 고위공직자 친분 과시 행태와 사기죄 전과 사실을 전했다. A씨는 명예훼손을 이유로 두 기자에게 각각 12억원을 청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법은 보도사실 4가지 중 다큐멘터리 방송에서 전과사실을 익명으로 공개한 점은 사실적시 명예훼손이 인정된다고 보고 각각 1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심리불속행으로 상고를 기각하면서 판결이 확정됐다.
KBS 기자들은 “법원이 언론의 자유로서 보호될 수 없다고 본 보도사실 역시 공직사회 신뢰에 끼치는 부정적 영향을 다루는 공적 사안에 해당한다”며 “명예훼손으로 인한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의 성립이 면제되는 ‘공공의 이익’이 인정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법원은 A씨의 인격권을 우선시했으나 이는 언론 활동을 위축시키는 등 언론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청구 사유를 제시했다.
헌재는 전원재판부에서 민사상 책임이 면제되는 ‘공공의 이익’의 의미와 범위, 언론의 자유와 인격권 간의 비교형량을 결정할 때 고려돼 할 기준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