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방문 중인 김민석 국무총리가 23일 중국 다롄의 방추이다오 호텔에서 리창 국무원 총리를 만나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 국무총리실
한국 총리로는 3년 만에 중국을 방문한 김민석 총리가 23일 리창(李强) 중국 총리와 다롄의 방추이다오(棒槌島) 호텔에서 만나 한·중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방추이다오 호텔은 지난 2018년 5월 7~8일 북·미 싱가포르 회담을 앞두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회담했던 장소다.
양국 총리는 한목소리로 양국간 교류 확대를 강조했다. 김 총리는 모두 발언에서 “정치적 분야에서나 경제 분야, 문화, 청년 교류에서 한 단계 높은 교류를 해야 한다”며 “오늘 만남은 계속 이어져야 할 정치적 만남의 하나의 징검다리”라고 말했다. 11월 중순 중국 선전(深圳)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기구(APEC)를 언급하며 “세계의 모범이 되는 훌륭한 APEC을 기대한다”고 덕담을 건넸다.
회담에선 “남북대화·북미대화 여건이 조성될 수 있게 중국이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며 “최근 방북하며 북한과 좋은 관계를 갖고 있는 시 주석 등 중국 리더십이 한반도 문제에서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리 총리는 “서로 신뢰를 증진하고 협력의 넓이와 깊이를 계속 확대해 나갈 용의가 있다”고 화답했다. 또 “서로의 핵심 이익과 중요한 우려를 존중하고 고려하며, 평등과 호혜를 견지해 협력의 폭과 깊이를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고 관영 신화사가 보도했다.
‘서로의 핵심이익과 중요한 우려’는 2016년 황교안 총리와 리커창 총리의 베이징 회담에서 중국이 사용한 표현이다. 북핵과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문제에 대한 한·중 양국의 우려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 지난주 서울에서 열린 국장급 협의에서 북핵을 용인하는 듯한 중국의 최근 행보에 우려를 전달하고, ‘하나의 중국’ 입장에 대한 존중에 변화가 없음을 재확인했다.
김 총리는 다롄 하계 다보스포럼 참석을 위해 22일 베이징으로 입국했다. 전날 중국 기업인과 간담회를 가진 데 이어 이날 자신이 석사학위를 취득한 칭화대, 중관촌 국가자주혁신 전시관을 방문한 뒤 다롄으로 이동했다. 김 총리는 24일 다보스포럼 개막식 참석, 특별 세션 연설, 안중근 의사가 숨진 뤼순감옥 참관 등의 일정을 마친 뒤 귀국할 예정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5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산책을 하며 담소를 나눴던 다롄 외곽 휴양지 방추이다오 해변에 설치된 양 정상의 발자국 동판(왼쪽)과 2024년 6월 북중 관계가 경색되면서 동판이 철거된 모습(오른쪽). 2026년 현재 복원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중앙포토
한국 총리의 하계 다보스포럼 참석은 지난 2016년 황교안 총리 이후 10년 만이다. 당시 황 총리는 리커창 총리 외에도 시진핑 주석과 회담을 갖고 한반도 비핵화와 고고도미사일방어(사드) 체계 배치 문제를 논의했다. 2019년에는 이낙연 총리가 보아오포럼에 참석해 리커창 총리와 회담했다. 이어 2023년 9월에는 한덕수 총리가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식 참석을 계기로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과 회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