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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사도 돈 번다”…1년간 증시 100% 넘게 뛴 대만 ‘빚투’ 열풍

중앙일보

2026.06.23 08:08 2026.06.23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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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자료사진. pixabay

대만 자료사진. pixabay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글로벌 증시 호황에 대만에서도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서는 개인 투자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대만 증시는 지난 1년간 100% 넘게 상승하며 영국, 캐나다, 인도를 제치고 세계 5위 규모의 주식시장으로 떠올랐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 등 대만 주요 기술 기업들이 AI 반도체 수혜주로 부상하면서 대만 증시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만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선 ‘지금은 뭘 사든 돈을 번다’ 같은 인식이 퍼지며 AI 주식 투자 광풍이 벌어지고 있다. 나만 놓칠지 모른다는 이른바 ‘포모’(FOMO·소외 공포) 심리와 대만의 저금리 상황이 겹치면서 대출을 받아 주식을 사는 빚투 투자자들도 급증했다.

빚투 실적을 나타내는 대만 증시의 신용융자 잔고는 최근 12개월 동안 160% 급증해 2000년 닷컴 버블 붕괴 당시의 역대 최고 기록에 가까워진 상태다. 이는 마찬가지로 주식 호황기를 맞은 한국 증시의 신용융자잔고 증가율(94%)보다도 높은 수준이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한 30대 인플루언서는 평소 빚투에 거부감을 느껴왔지만, 날마다 급등하는 주가에 결국 지난달 500만 대만달러(약 2억4천만원)의 대출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기회를 놓치는 것 보다는 쫓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증권사의 신용융자 한도가 소진되면서 투자자들이 은행 대출을 받거나 금융 상품을 해지해 투자금을 마련하는 경우도 잇따르고 있다.

이에 따른 부작용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대만 증시에서 주식 매수 거래 후 대금 결제를 이행하지 않은 규모는 20억 대만달러를 넘어 관련 통계가 공개되기 시작된 2019년 이후 월간 기준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만 국립중앙대의 우다란 교수(경제학)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대만 주식시장은 명백한 과열 상태”라며 “주식을 쉬운 돈벌이 수단으로 여기는 젊은 투자자들이 향후 급락장이 오면 치명적 손실을 볼 수 있어 정부의 시장 안정 조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은빈([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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