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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선관위원 무더기 국조 불출석, 국민 무시하나

중앙일보

2026.06.23 08:20 2026.06.23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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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악 전 선관위원장(왼쪽)과 출석인들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투표용지 부족사태 등 국민참정권 침해 진상규명 및 선거관리 개혁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노태악 전 선관위원장(왼쪽)과 출석인들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투표용지 부족사태 등 국민참정권 침해 진상규명 및 선거관리 개혁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6·3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진상 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에 증인으로 채택된 중앙선거관리위원들이 대거 불출석했다. 어제 첫 일정으로 국회에서 열린 1차 기관 보고에 중앙선관위원 9명 중 노태악 전 위원장과 위철환 상임위원(위원장 직무대행)을 제외한 7명이 회의장에 나오지 않았다. 선관위의 총체적 부실로 참정권이 훼손된 국민 앞에 석고대죄해도 모자랄 판에 또 한번 국민을 무시하는 행태를 보인 것이다. 선관위 측은 비상임 위원들이 상근직이 아니라 변호사·판사·교수 등을 겸직한 상태라는 점을 불출석 사유로 들기도 했다. 선관위의 존립 자체가 의심받는 상황에서 본업을 핑계삼을 거였으면 애초에 선관위원 자리를 고사했어야 한다. 중앙선관위는 대통령 임명(3명), 국회 선출(3명), 대법원장 지명(3인)의 절차를 거쳐 9명으로 구성되는 독립된 합의제 헌법기관이다. 민주주의 시스템을 지탱하는 막중한 임무를 오로지 자기 프로필을 빛내는 용도로만 여겼다고 볼 수밖에 없는 실망스러운 태도다. 이재명 대통령도 어제 국무회의에서 “선관위 내부 운영 과정에서 국민이 납득하지 못하는 일들에 대해서도 충분히 다 수사하면 좋겠다”고 말할 정도로 국민의 우려가 큰 현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 것인가.

일부 선관위원이 추후 출석하기는 했지만, 오전에는 증인으로 채택된 중앙·서울시·송파구 전·현직 위원 19명 중 16명이 불출석했다. 투표용지 인쇄 매수 하한을 유권자 수의 60%에서 50%로 낮추는 결정을 사무처장 전결로 처리하는 허술한 일 처리의 바탕에는 이런 무책임과 무사안일이 판치고 있었다.

서울시선관위원장인 오민석 서울중앙지방법원장 등 현직 판사가 출석통지서 미수령을 이유로 불출석한 것에 대해서도 여야 국조위원들은 “무책임한 태도”라고 질타했다. 선관위가 정치적 중립과 선거 사무 업무를 이원적으로 다루는 구조에서 방치된 흠결이 적폐가 된 상황이다. 결국 부정선거를 척결하기는커녕 음모론에 빌미를 제공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제라도 선관위에 몸담았던 모든 구성원이 무한책임을 지는 자세로 선거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데 나서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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