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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부산 20분, 수도권 개념 바뀐다”…철기연이 그리는 미래

중앙일보

2026.06.2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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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주년 사공명 철도기술연구원장

사공명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원장. 사진 철기연

사공명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원장. 사진 철기연

“이젠 수출까지 하는 우리 고속열차의 뿌리가 바로 한국철도기술연구원입니다.“

최근 경기도 의왕의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하 철기연) 집무실에서 만난 사공명(58) 원장은 이런 소개로 대화를 시작했다. 1996년 설립돼 올해 30주년을 맞은 철기연은 철도·대중교통·물류분야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국가연구기관이다.

지난해 5월 취임한 사공 원장은 한양대 토목공학과를 거쳐 미국 퍼듀대에서 토목공학 석·박사를 땄으며, 2003년 철기연에 합류해 연구전략본부장과 미래전략센터장 등을 역임했다. 한국철도학회 회장도 지냈다. 그에게 철기연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물었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전경. 사진 철기연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전경. 사진 철기연



Q : 철기연은 일반인에겐 다소 생소한 기관이다. 어떤 역할을 하나.
A : “철기연은 정부 정책 지원과 각종 기술의 연구개발과 실용화, 시험인증, 형식승인 등을 담당하며 국내 철도산업 전반을 지원하고 있다. 또 고속철도뿐 아니라 도시철도와 경전철, 철도 안전기술, 물류기술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다양한 연구를 수행한다. 충북 오송에는 철도종합시험선로를 구축해 각종 열차의 개발과 주행 시험 등을 지원하고 있다. 또 수요응답형 교통서비스(DRT), AI 기반 교통혁신 기술 향상에도 힘쓰고 있다. ”


Q : 국내 고속철의 뿌리가 철기연이라고 했는데 어떤 내용인가.
A : ”현재 운행 중인 KTX-산천, KTX-이음, KTX-청룡 등 국산 고속열차의 핵심 기술은 철기연이 주관한 국가연구개발사업을 통해 개발됐다. 우선 2000년대 초중반에 선도기술개발사업(G7 사업)을 통해 만든 ‘한국형 고속열차(HSR-350)’가 KTX-산천 제작의 토대가 됐다. 또 2013년 시속 421.4㎞를 기록한 해무(HEMU-430X)의 기술은 KTX-이음과 KTX-청룡으로 이어졌다. KTX-이음을 모태로 현대로템이 제작한 고속열차가 우즈베키스탄에 수출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KTX-산천의 토대가 된 한국형 고속열차. 철기연 주도로 개발됐다. 사진 철기연

KTX-산천의 토대가 된 한국형 고속열차. 철기연 주도로 개발됐다. 사진 철기연



Q : 시속 1200㎞대의 미래형 철도인 ‘하이퍼튜브’도 개발한다던데.
A : “하이퍼튜브는 단순히 더 빠른 열차를 만드는 기술이 아니라 미래 대한민국의 공간 구조를 바꿀 수 있는 ‘게임체인저’다. 도시와 산업거점의 경쟁력을 가지려면 사람과 산업이 빠르게 연결돼야 한다. 지금은 서울에서 부산까지 2시간 정도 걸리지만, 하이퍼튜브가 상용화되면 20분대로 이동할 수 있게 돼 수도권과 비수도권이라는 개념 자체가 지금과는 크게 달라질 것이다.”


Q : 하이퍼튜브 개발은 어느 단계까지 진행됐으며 향후 계획은.
A : “하이퍼튜브는 튜브 내부를 거의 진공 상태로 만들어 공기저항을 최소화하고, 이 속을 자기부상 열차가 달리는 시스템이다. 시속 1200km 이상으로 비행기보다 빠르고 친환경적이다. 철기연은 2016년부터 관련 연구를 시작했으며, 2023년엔 축소 차량 실험을 통해 시속 1212km 수준의 주행 가능성도 확인했다. 앞으로 2028년까지 추진·부상뿐만 아니라 아진공 기술 등 핵심 원천기술을 검증하고, 이후 시험선 구축과 실증 단계를 거쳐 실제 시범노선 구축도 추진할 계획이다.”
하이퍼튜브 개념도. 자료 철기연

하이퍼튜브 개념도. 자료 철기연



Q : 미래 철도뿐 아니라 철도 안전 분야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
A : “철도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단연 안전이다. 철기연은 철도안전기술을 세 가지 방향에서 추진 중이다. 첫째, ‘AI 안전비서’가 작업자의 안전수칙 준수 여부와 건강상태 등을 실시간으로 살피고 대응하는 기술이다. 둘째는 AI와 디지털트윈 기술을 활용해 위험을 사전에 예측하고 예방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셋째는 대심도 철도와 복합환승센터를 위한 재난 안전 기술입니다. 지하 깊은 공간에서 재난이 발생할 경우 피해가 엄청날 수 있어 예방과 신속한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Q : 취임한 지 1년여가 지났다. 그간의 소회를 말한다면.
A : “취임 이후 가장 많이 들은 얘기가 ‘철기연이 변하고 있다’였다. 매우 감사한 평가다. 지난해 기술료 수입이 연구원 설립 이후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기관평가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뒀다. 연구와 행정 현장에서 묵묵히 노력해 준 구성원들 덕분이다. 하지만 이러한 성과보다도 철기연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연구과제를 하나 더 수행하는 게 아니라 국가 연구소로서 국민의 이동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계속 고민 중이다. ”
사공명 철기연 원장이 지난 2월 보직자 워크숍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철기연

사공명 철기연 원장이 지난 2월 보직자 워크숍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철기연



Q : 내부 조직문화를 바꾸는 데도 역점을 두고 있다던데.
A : “연구원의 핵심 자산은 사람이다. 서로 소통이 잘 되고 여러 전문가의 지혜를 모아야 좋은 연구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러한 ‘통섭의 지혜’는 신뢰와 소통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래서 취임 이후 조직문화 혁신을 중요한 경영과제로 추진해 왔다. 직원들이 서로 존중하고 협력하면서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개인의 성장과 기관의 목표가 함께 실현되는 조직을 만들고자 한다. ”


Q : 철도 기술 분야의 중추로서 국민에게 당부하고 싶은 게 있다면.
A : “매일 안전하고 편안하게 철도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그 순간에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애쓰는 철기연 구성원이 있다는 걸 알아줬으면 한다. 비단 철기연 뿐 아니라 국내 철도산업계 전반의 노력이 함께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하고 싶다. 그리고 철도기술은 결코 먼 곳에 있는 게 아니라 우리의 일상과 늘 함께하고 있다는 점도 기억해주길 바란다. ”



강갑생([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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