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 중인 공급망 박람회에 한 관람객이 알리바바 부스를 지나고 있다. 알리바바는 미 국방부의 중국 군사기업 지정에 반발해 지정 취소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정보통신 기업인 알리바바가 미국 국방부(전쟁부)를 상대로 ‘중국 군사기업(Chinese Military Company)’ 지정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알리바바는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연방 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 미국 국방부가 지난 8일 중국 군사기업 블랙리스트를 기존 134개에서 188개로 확대하면서 알리바바를 포함한 데 따른 반발이다. 미국 국방부는 알리바바가 중국 공업정보화부와 연계한 ‘군민융합 방위산업 기여자’라며,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SASAC)와도 간접적으로 연계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알리바바 측은 “이번 결정은 사실적·법률적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이사회는 독립적으로 운영되며 군과 관련 있는 인사는 한 명도 없다”며 “회사의 제품과 서비스는 소매·물류·기업 정보기술을 위한 것으로 무기·국방·정보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알리바바는 이번 군사기업 지정이 “자의적이고 부당하며 이미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끼쳤다”라고 강조했다. 미국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 진입하는 주요 통로인 알리바바를 ‘중국 군사기업’으로 낙인 찍은 것은 회사의 평판을 훼손하고 미국과 모든 비즈니스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지적했다.
이달 초 블랙리스트에 새로 포함된 기업은 알리바바 외에도 검색 포털인 바이두, 전기차 제조사 비야디(BYD), 니오(NIO), 바이오 기업 우시앱텍 등이 포함됐다. 우시앱텍은 이미 지난 11일 유사한 소송을 제기했다.
미 국방부의 블랙리스트 등재는 공식적인 제재는 아니다. 다만 법적 효력은 강화하는 추세다. 미국 법률에 따라 국방부는 이달부터 명단에 오른 기업과 계약을 맺을 수 없으며, 2027년부터는 제삼자를 통한 제품·서비스 구매도 금지된다. 또 2025년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은 이달 30일부터 명단에 오른 기업을 대신해 로비를 벌이는 기관과 계약도 차단한다.
알리바바는 소장에서 자사가 미국 관보를 통해서야 지정 사실을 알게 됐다며 통보가 없었음을 지적했다. 최소 올해 2월부터 국방부와 소통을 시도하며 반박자료를 제출했지만, 국방부는 끝내 회신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알리바바의 소송에도 불구하고 승소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중국의 드론제조업체인 DJI는 2022년 10월 중국 군사기업 명단에 오른 뒤 2년 만인 2024년 10월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미 법원은 DJI가 중국 방위산업에 기여한다는 국방부 판단을 뒷받침할 상당한 증거가 있다고 판시하며 소송을 기각했다.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계류 중인 소송에 대해서는 논평하지 않는다며 입장 표명을 거부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