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고속도로 사망자 52% 급증…2차 사고·크루즈컨트롤 과신이 주요인
중앙일보
2026.06.23 21:48
지난달 10일 오후 4시 16분께 전북 정읍시 입암면 호남고속도로 상행선 호남터널 인근에서 승용차를 싣고 가던 트레일러 차량이 넘어지는 사고가 나 일방향 통제 중이다. 사진은 도로에 쏟아진 승용차 모습. 연합뉴스
올해 들어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자가 지난해보다 5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 고장 후 도로에 서 있다가 발생하는 2차 사고와 첨단 운전자 보조장치에 대한 과신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경찰청이 24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5월 고속도로 사망자는 9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3명보다 52.4% 증가했다. 이는 최근 14년 사이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특히 차량 고장이나 사고 이후 고속도로 위에 정차해 있다가 발생한 2차 사고 사망자는 15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3명과 비교하면 5배 수준이다.
정차 또는 서행 중 발생한 사고로 인한 사망자도 12명으로 전체의 12.5%를 차지했다.
경찰은 정속주행 보조장치인 어댑티드 크루즈콘트롤(ACC) 등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에 지나치게 의존하면서 전방 주시가 소홀해진 점도 사고 증가 요인 가운데 하나로 보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자동차 기술은 발전하고 있지만 오히려 운전자 부주의로 인한 고속도로 사망사고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2026년 1월~5월 고속도로 사망사고 분석. 경찰청 제공
시간대별로는 심야·새벽 시간대(오전 0~2시, 오전 4~6시)와 낮 시간대(오전 10시~오후 2시)에 사망자가 집중됐다. 해당 시간대 사망자는 47명으로 전체의 48.9%를 차지했다.
장소별로는 추월차선인 1차로에서 22명이 사망했다. 1차로 치사율은 11.7%로 다른 주행 차로보다 2.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터널과 지하차도에서도 위험성이 크게 높아졌다. 올해 해당 구간 사망자는 14명으로 지난해보다 250% 증가했다.
경찰청은 이번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사고 취약 구간과 시간대에 대한 맞춤형 안전 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상습 정체 구간과 사고 다발 시간대에 경찰력을 집중 배치하고, 고속도로에서 차량 밖으로 나와 서 있는 행위의 위험성을 적극 홍보할 방침이다. 아울러 터널과 지하차도 등 사고 취약 구간의 안전시설도 보강할 예정이다.
정재홍([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