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철 감사원장이 24일 “선거 참정권 침해 사태에 대해서 국민의 지대한 관심과 우려가 높은 상황이라 어제(23일) 감사위원회 의결을 거쳐 오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각급 선관위 회계검사를 위한 자료 수집에 나섰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이날 서울 삼청동 감사원에서 열린 취임 첫 기자 간담회에서 “외부통제가 취약한 헌법기관 등에 대해서는 국가 최고감사기구로서 회계검사를 강화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선관위 회계검사를 위한) 자료 수집 이후 감사 범위와 기간을 정하고, 감사 사항을 선정하는 대로 7월 내 실지감사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김호철 감사원장이 24일 서울 삼청동 감사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감사원법이 규정하는 감사원의 감사 권한은 크게 직무감찰과 회계검사로 나뉜다. 감사원은 2022~2023년 중앙선관위의 특혜 채용 의혹에 대한 직무감찰을 벌였지만, 헌법재판소가 지난해 2월 독립적 헌법기관인 선관위는 감사원의 직무감찰 대상이 아니라고 만장일치로 결론을 내리면서 회계검사만 가능해졌다. 김 원장은 “그동안 중앙선관위 회계검사를 통해 드러난 선거 경비의 목적 외 지출, 부실한 선거 경비 정산, 선거 장비나 물품 등에 대한 부당 구입, 장기간 방치 등 여러 문제가 있다”며 “여기에 더해 새로운 사실관계를 종합해서 감사 사항을 정해나가면 국민이 궁금해하는 회계 집행과 재정 운용과 관련된 유의미한 결과를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 원장은 회계검사만으로는 이번 사태에 대한 진상규명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헌재 결정은 최대한 존중돼야 하고, 감사원법 개정만으로는 위헌성을 해소하기 어렵기 때문에 개헌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 원장은 다만 “살펴봐야 할 게 광범위하고 적시성도 중요한 만큼 행정안전감사국 소속 감사관 30명 등 상당 인원을 투입해 이번 사태와 직접 관련된 사항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겠다”며 “선관위 자체 조사, 국회 국정조사, 검·경 수사에 감사원 회계검사가 종합되면 국민이 중앙선관위의 향후 진로와 역할, 바람직한 직무수행과 외부통제 방안에 대해 일정 정도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이고,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했다.
김호철 감사원장이 24일 서울 삼청동 감사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원장은 감사원을 국회 산하로 이관하는 개헌 논의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논의할 사항이라 제가 그것에 대해 말씀드리는 건 적절치 않다”며 즉답을 피하면서도 “대통령 소속이라는 이유만으로 정치적 영향을 받는다고 단정할 수 없다. 저희가 하기 나름”이라고 했다. 이어 “지난 시절 감사원의 과오가 있었고, 국민이 ‘감사원은 누가 감사하느냐’는 의문을 갖게 한 것도 사실”이라며 “감사위원회가 내부 통제·감찰 기능을 고도화하는 등 여러 절차를 제도적으로 보완했지만, 제 임기 동안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의 각오로 계속 다듬고 보강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또 “과거 (유병호 감사위원을 중심으로 한) ‘타이거파’의 인사권과 감찰권 남용이 있었고 파벌과 특혜로 연결됐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며 인적 청산 작업이 불가피했다고 강조하면서도 “지난 정부에서 등용됐다는 이유만으로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일은 없도록 객관적 평가를 통해 균형 인사를 할 것”이라고 했다.
취임 6개월째를 맞은 김 원장은 ▶정책감사 폐지 ▶적극 행정 지원 ▶내부통제 강화 ▶승진후보자추천위 도입 등 인사 합리화 등을 그간의 성과로 꼽았다. 향후 운영 기조에 관해서는 “공직자가 부득이 규정을 벗어난 행위를 했더라도 국민의 편익을 높인 공익적 결과가 있다면 책임을 묻지 않겠다”거나 “공익감사청구 제도가 특정 집단이 아닌 국민 다수의 공익을 향상할 수 있도록 청구 사항에 대한 공익성 심의 체계를 도입하겠다”고 밝히는 등 국민 편익 중심으로 감사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의 불편을 해소하고 공직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는 모습으로 새로이 태어나겠다”고 강조했다.